[세종연구소] “대북지원, 전략적 수단으로 삼아야”

▲ 중소기업대표단이 개성공단을 방문하러 가는 모습 <출처:연합>

현 정부의 남북경협 추진이 일부계층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인기위주의 정책으로 전락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제기됐다.

<세종연구소> 양운철 수석연구위원은 월간 ‘정세와 정책’ 4월호에 게재된 ‘6자회담과 남북경협’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만약 정부가 정책의 효율성을 무시하고 일부계층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정책이나 인기위주의 정책을 선호하다면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결과를 남기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북지원 통한 핵문제 해결 논리는 비현실적이다

양 연구위원은 “현재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의 북한 설득은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면서 “현 시점에서 남북한 경제협력은 국제정세와 북한의 현실을 냉정하게 분석한 후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지속적인 남북경협과 대북지원이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여 궁극적으로 북한 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논리는 북한 핵문제가 기본적으로 미국과 북한의 대립에 기인한다는 점에 미루어 볼 때 그 실현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남북경협이 현재로서는 실효성이 없더라도 한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압박을 회피하는 가장 손쉬운 수단임에는 분명하다는 것이 양 위원의 설명이다.

남북경협이 시작된 이래 한국기업들은 낮은 수익성, 높은 물류비용과 거래비용, 정치적 불확실성 등에도 불구하고 대북사업에 상당한 비용과 시간을 투자했다.

그러나 대북투자의 수익성이 낮고 한국 정부의 대북지원이 증가하면서, 다수의 한국 기업들은 위험도가 높은 사업을 회피하고 경제적 이윤의 창출보다는 북한에 투자하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게 되었다.

보고서는 그 예로 2004년의 경우 남북한 교역 중 거래성 교역은 내수부진 등으로 인해 단순교역과 위탁가공 모두를 포함해 총 14.9%가 감소한 반면, 비거래성 교역은 용천사고 지원, 3대 경협 사업 등으로 인해 총 10.7%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양 위원은 “이 결과는 남북한 교역이 수익성 제고보다는 지원사업의 성격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북지원금, 전략적 수단으로 삼아야

한편, 남북한 경협 활성화를 위한 북한의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 막대한 정보비용의 부담 등에 소요되는 재원을 정부의 재정으로 조달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91년부터 2005년 2월 말까지 조성된 남북협력기금은 4조 9천억 원에 달하고 있고, 2004년의 경우에는 식량과 비료를 포함한 인도적 지원이 1천억 원을 상회한다.

그는 “대북지원금이야말로 한국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정책 수단이기 때문에 인도적 지원을 제외한 한국의 대북지원금을 북한에 대한 전략적 차원의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이 합리적이다”고 주장했다.

즉, 북한이 6자회담을 계속 거부하거나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정부의 지원은 북한의 태도에 따라 대북 지원의 폭이 결정되는 상호주의 원칙을 갖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보고서는 또한, 한국 정부는 북한이 핵 포기 과정에 진입하는 순간부터 ‘포괄적이고 구체적인 대북지원’을 제공하고, 우선적으로 농업 협력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는 점을 언급하고 있지만, 반대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한국은 북한을 언제까지, 얼마나 지원해야 하는가의 문제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병행하여 핵 포기를 강력하게 설득하고, 때에 따라서는 적절한 압박도 가할 필요도 있다는 것이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