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연구·과학·교육·기업도시 윤각

정부가 세종시의 자족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융복합과 녹색산업을 연계해 국가 주도의 첨단 복합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국내외 연구소 22개와 특수목적고 등을 유치하는 연구·교육도시를 만들겠다는 복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23일 정운찬 국무총리 주재로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 2차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세종시 자족기능 확충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부처가 이전하는 ‘행정도시’ 원안 대신 ‘녹색기업도시’와 ‘교육과학중심 경제도시’로 요약되는 수정안의 청사진의 윤각이 드러난 셈이다.


개발의 기본 방향은 무엇보다 세종시를 세계적 수준의 녹색기업 도시로 육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기업 유치와 관련해서도 녹색기업과 녹색기술 테스트 베드, 기술집약형 지식산업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


정부는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세종시에 조성되는 산업단지를 국가산업단지로 지정해 도로와 용수 등 기반시설 개발에 국고를 지원하고 입주기업에는 취·등록세 면제와 재산세 5년간 50% 감면 혜택 등을 줄 방침이다.


IT서비스와 소프트웨어, 디자인 분야의 경우 수도권 기업의 이전을 집중 유도할 계획이다.  이전 시에는 입지·투자·고용·교육훈련 등 보조금을 지원하고, 국세를 이전 후 7년간 100% 감면, 지방세 8년간 면제 등의 혜택도 제공한다.


녹색기업단지의 경우 외국인 투자지역으로 지정, 정부와 지자체가 공동으로 토지를 매입한 후 임대하고 국세와 지방세 등도 일정 기간 감면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또한 국내 연구기관 19개, 해외 연구기관3개 정도를 유치가 가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내 연구기관 19개중 경제인문사회 분야 16개 기관은 세종시 이전이 이미 결정돼 있으나 정부부처 이전과 연계해 검토하기로 했다.


또 국가핵융합연구소 제2캠퍼스, 연구개발인력교육원, 고등과학원 분원의 설립 및 이전도 고려중이다. 해외연구기관으로는 국제백신연구소와 아·태 이론물리센터, 막스플랑크연구협회 등의 설립 및 이전을 검토 중이다.


이밖에 세종시가 과학비즈니스벨트로 지정될 경우에는 기초과학연구원과 중이온가속기연구소 등을 유치해 대규모 연구개발 클러스터를 형성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보고 검토 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정부는 또 초기 인구 유입을 촉진하기 위해 우수 중등교육기관을 유치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교육기반 마련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자율형 사립·공립고등학교, 특목고, 마이스터고 등 우수 고교를 유형별로 1개씩 우선 설립하는 한편 외국인 생활편의를 위해 외국학교도 설립키로 했다.


서울대와 고려대, 카이스트 등 세종시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대학들의 경우에는 일부 단과대를 이전하거나 아예 새로운 캠퍼스를 세우는 등 모두 5000~6000명 정도의 정원을 확보토록 한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나아가 오는 2030년까지 인구 50만 명을 기준으로 유치원 66곳, 초등교 41곳, 중학교 21곳 등 150개교를 설립하고 학급당 학생수는 2020년까지 25명, 2030년까지 20명으로 줄일 계획이다.


정부는 이밖에 다양하고 품격 높은 문화공간을 조성한다는 방침 아래 국립도서관과 아트센터, 국립세종박물관, 도시박물관 등 도시 단위 문화시설을 중앙공원과 호수공원 인근에 집적화해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인구 2만∼3만의 기초생활권 복합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기초문화시설을 설치하고 권역별로 3∼5개를 묶어 중소규모의 도시문화시설을 설치키로 했다. 세계적인 예술대학 유치도 검토하고 있다.


초기에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주도로 기획재정부, 문화체육관광부 등과 협의해 특별회계와 주·토공 부담으로 추진하고 자족적 성숙단계인 2016년 이후에는 세종자치시 주도로 하되, 민간투자를 적극 유도할 방침이다.


또 세종시 인센티브와 관련, 자족기능 유치여건을 조성하는 범위 내에서 충분한 유인을 제공하되 혁신도시, 경제자유구역, 기업도시 등 다른 성장거점 도시·지역과 형평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결정키로 했다.


정 총리는 이날 “정부가 옮긴다고 민간부문의 사람과 돈이 당연히 따라올 것이라는 생각은 과거 권위주의 시대적 발상이고 결코 친시장적이지 않다”면서 “세종시로의 민간부문 유치여부는 세종시 입지여건과 적정 유인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기업과 교육기관, 각종 연구소 등의 세종시 이전을 가시화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민관합동위는 이번 주 중으로 세종시 현지를 방문해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지역 여론을 수렴할 예정이다.


그러나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 세종시 이전을 타진하고 있는 기업이나 대학에 대한 특혜 시비 등이 일고 있어 수정안에 대한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수정안’과 여론수렴에 속도전을 내면서 정면 돌파하고 있지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여당의 ‘원안고수’ 입장에 변화가 없어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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