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안’ 친이-친박, 與野 정면충돌

정부가 11일 발표한 ‘세종시 수정안’을 두고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한나라당 내에선 친이-친박간 갈등이 표면화됐고, 야당의 대정부공세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날 정부는 교육과 과학을 중심으로 하는 경제도시 건설계획이 담긴 ‘수정안’을 발표했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인신공격성’ 발언을 주고받으며 대립했고, 야당은 삭발식 등 총력투쟁을 다짐, 거세게 반발했다.


이번 정부의 수정안은 ‘행정중심 도시’인 원안을 사실상 전면 백지화하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 ▲첨단·녹색산업 ▲우량기업·우수대학 유치 ▲기초과학 원천기술 중심 등의 전략을 마련했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세종시는 과학기술이 교육과 문화와 어우러져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인구 50만 명의 미래형 첨단 경제도시”라며 “대한민국을 선진 일류국가로 이끌어갈 21세기 전초기지를 창조하는 백년대계”라고 강조했다.


여당 내 일부와 야당의 정면공세에 직면한 정 총리는 이번 ‘수정안’ 통과에 정치적 생명까지 걸며 설득에 나섰다. 그는 “이번 발전방안에 들어있는 계획을 완성해 나가는 데 저의 명예를 걸고자 한다”면서 국회에 “조속한 시일 안에 통과시켜 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정부안이 충청발전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충청발전과 국가발전이 함께 조화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환영하면서도 親박근혜계의 반발을 고려한 듯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일단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당안팎의 여론수렴을 통한 당내 갈등을 조정하면서 충청권 민심을 파악하고, 수정안의 긍정성을 확산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지도부는 각종 매체를 통해 수정안의 당위성을 알리고 오는 14일부터는 시도별 국정보고대회를 통해 여론 확산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지난 7일 박근혜 전 대표의 ‘수정안 반대’ 발언 이후 불거진 친이-친박간 갈등은 좀처럼 수그러들 기세가 아니다. 정몽준 대표가 “한나라당에서 많은 토론과 대화를 통해 공감대를 모아가도록 하겠다”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오히려 친이-친박계 의원들은 감정싸움으로 격화되는 모습을 연출했다.


친이계 정두언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 “박근혜 전 대표는 과거 제왕적 총재보다 더하다는 세간의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가”라며 “친박계 중진들이 타협안도 내고 하는데 쐐기를 박고 사전에 봉쇄를 하는 것은 비민주적이고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충청에 대한 지지기반 문제를 걱정하고, 본인의 정치적인 상징인 원칙과 신뢰를 지키는 문제에 대해 손상이 가는 것에 대해서 우려하고 있다”며 “너무 정치적인 위신만 중요시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친박계 의원들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정현 의원은 “효율성이 없는 일들을 몰아붙이면서 전혀 세종시 문제의 논란과 본질에 관련 없는 박 전 대표를 조직적으로 비방하고 있다”며 정 의원에게 “제왕적 측근의 오만방자한 인신비방”이라고 맞받아쳤다.


야당도 전면적 공세에 나섰다. 민주당은 “정권 심판운동에 돌입할 것”이라며 “사탕발림과 숫자놀음으로 치장된 세종시 백지화 대안”이라고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반발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의원회의를 통해 “세종시 백지화를 필두로 혁신도시와 기업도시도 완전히 무력화시키는 일을 착수하고 있기 때문에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규탄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도 “오늘 정부 발표에는 국정의 심오한 철학이나 원대한 비전은 전혀 없었다”며 “말이 수정안이지, 사실상 폐지안”이라고 비판하며 ‘원안고수’ 입장을 피력했다. 선진당은 이날 국회에서 수정안 반대 삭발식을 가지고, 오는 12일부터 충청권을 비롯한 혁신도시 지역을 순회하며 대규모 장외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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