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흘러도 빛 잃지 않는 순금과 같은 분”







▲하벨 전 체코 대통령 추모식이 6일 4.19혁명기념도서관에서 열렸다.


동유럽 민주화 영웅이자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생애 말년을 헌신한 故 바츨라프 하벨 前체코 대통령 추모식이 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4·19혁명 기념도서관에서 국내외 인권 인사 및 체코대사관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국군교향악단 챔버오케스트라의 추모 연주로 시작된 추모식은 하벨 前 대통령의 생전 모습이 담긴 사진 영상 상영, 추모사 낭독, 업적 소개 순으로 진행됐다.








▲윤현 북한인권시민연합 이사장은 이날 추도사에서 “북한인권상황에 관한 우리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고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해줬다”고 회고했다./황창현 인턴기자

윤현 북한인권시민연합 이사장은 추모사에서 “2002년 9월 11일 프라하 성 안에 있는 대통령 집무실에서 동료 6명과 함께 하벨 대통령을 만나 담화할 수 있는 영광을 가졌다”며 “그 때 하벨 대통령은 건강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장시간 북한인권상황에 관한 우리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고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해줬다”며 하벨 前대통령과의 첫 만남을 소개했다. 


이어 윤 이사장은 “하벨 대통령은 생전에 ‘유럽의 양심’으로 존경받았는데, 그 평가는 사후에도 전혀 변하지 않고 있다”면서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그 빛을 잃지 않는 순금과 같은 분”이라고 평가했다. 



하벨 전 대통령은 체코슬로바키아의 반(反)공산주의 혁명을 성공시켜 민주화를 이끌었고, 체코공화국의 첫 민선 대통령을 지냈다. 퇴임 후에도 세계적인 인물로 남은 하벨은 노벨 평화상 후보에 여러 차례 올랐으며 지금도 동유럽의 양심으로 불린다. 2004년에는 제7회 서울평화상을 수상했다.

윤영오 사단법인 4월회 회장은 “프라하에서 거행된 (하벨 대통령의) 장례식에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총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등 외국 사절들이 조의를 표했다. 그러나 평양에서 거행된 (김정일의) 장례식에는 강제로 동원된 인민뿐이었다”면서 “국민을 억압하는 체제는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 강조했다.



하벨 前 대통령이 사망한 것은 공교롭게도 김정일의 사망 하루 뒤인 지난달 18일이었다. 추모식이 진행된 이날은 하벨이 주도한 인권선언문 ’77조 헌장’ 발표 35주년이었다. 윤회장은 ’77헌장’에 대해 “인권을 사회의 가장 중요한 초석으로 자리매김하게 했고, 억눌리고 힘없는 시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줬다”고 평가했다.










▲이반 블첵 주한체코공화국대사관 대리 대사는 6일 추모사에서 “하벨 대통령은 폴란드의 레흐 바웬사와 함께 동유럽 민주화 운동의 아버지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황창현 인턴기자

주한체코공화국대사관 대리 대사는 “하벨 대통령은 폴란드의 레흐 바웬사와 함께 동유럽 민주화 운동의 아버지라 할 수 있다”면서 “부유한 가정출신으로 수줍음을 타고 온화한 말투의 지식인 하벨 대통령이지만, 1975년 전체주의가 극에 달한 상황에서 대통령과 공산당 당서기에게 공개서한을 보낼 만큼 용기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벨 대통령의 죽음 이후 많은 정치인들은 바츨라프 하벨을 언급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의 사상만 반복해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우리에게 말하고자 했던 것을 따르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아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이날 추모식은 북한인권시민연합, 4월회, 주한 체코공화국 대사관 공동주최하고 국가인권위원회가 후원했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