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놀라게 하라! 김정일의 ‘방중 깜짝쇼’

김정일의 갑작스런 방중을 두고 국내외 언론들은 ‘미스터리’라는 표현을 연발하고 있다. 


이번 김정일의 방중은 석 달이라는 짧은 시간에 다시 이뤄졌고 그 목적마저 불분명해 보여 방문 배경을 두고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김정일은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을 불러놓고 홀연히 중국을 향했다. 중국 방문 때마다 이용하던 신의주 루트를 사용하지 않고 만포-지안 길을 선택했다. 방문 첫날은 김일성의 모교를 여유롭게 돌아보는 모습까지 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김정일의 행보가 김정일 특유의 기획된 ‘이목 끌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황장엽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은 “김정일은 항상 바깥세상이 자신을 경이롭게 보는 것을 즐긴다”고 말한 바 있다. 


이틀간 김정일은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번 방중 곳곳에서 김정일이 철저히 기획한 듯한 모습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Show #1 카터 푸대접


이번 김정일의 ‘방중쇼’가 더욱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평양 방문 당일 방중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카터 전 대통령의 공식적인 목적은 북한에 억류중인 곰즈의 송환이다. 그러나 1994년 카터의 방북이 가져왔던 파장을 비춰볼 때 방북 과정에서 미·북, 남·북 관계에 영향을 미칠 내용이 나올지 주목됐다.   


북한 측은 카터를 구체적으로 지목해 방북을 요구했다. 귀한 손님은 집에 모셔놓고 정작 집주인은 여행을 가버리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객(客)이 빈집을 지키고 있는 형국이다.


1994년 아버지 김일성에게 극진한 대우를 받은 카터를 아들인 김정일이 이렇게 푸대접할 것이라고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이렇게 김정일 ‘쇼’에서 카터 전 대통령이 조연으로 전락하자 미국에서는 그가 김정일에게 이용당했다면서 비판론이 거세지고 있다.


이와 관련 미 국무부는 지난 25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방북은 카터 전 대통령의 여행”이라고 말하면서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은 미국 정부와는 관련이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Show #2 석달 만의 재방북과 김정은 동행


김정일의 이번 방중은 2010년에만 두 번째다. 한해에 두 차례 방중은 전례가 없다. 더구나 지난 5월 방중 이후 3개월 만이다. 지난 5월 김정일이 방중했을 당시 김정은은 동행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아들을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은 9월 열리는 북한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공식 후계자로 등극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때문에 중국에 ‘세자책봉’을 받으러 갔다는 분석이 많다. 하지만 김정은이 김정일과 동행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미확인 상태다.


지난 5월 방중 후 특별한 목적이 파악되지 않은 이번 방중은 ‘3개월만의 방중’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Show #3 단둥 아닌 지린을 향해…’가문의 영광’ 투어


김정일은 방중할 때 마다 항상 신의주를 통해 중국으로 들어갔다. 중국을 방문한 다섯 차례 모두 신의주에서 단둥(丹東)을 경유하는 코스를 거쳤다.


하지만 이번에는 신의주를 통과하지 않고 만포를 거쳐 지린으로 향했다. 또한 김정일 일행은 김일성이 12세 때 걸었다는 도보 코스 ‘배움의 천리길’을 통해 북한을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사용했던 ‘신의주 루트’를 사용하지 않고 만포를 거쳐 중국을 향했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김정일은 지린에 도착해서는 김일성 관련 유적을 돌아봤다. 마치 중국 동북 3성지역이 마치 자신의 앞마당이 된 것 마냥 여유 있게 답사했다.


김정일은 지린의 위원(毓文)중학교와 베이산(北山)공원을 방문했다.


위원중학교는 김일성이 다녔던 모교이며 베이산 공원은 항일유적지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지린성에는 무송 제1소학교, 화성의숙등 김일성이 공부했던 학교와 항일유적지 등이 있다.


이러한 김정일의 행보는 정상적인 국가 지도자라면 하기 어려운 행동들이다. 아버지의 혁명 사적지를 후계자인 아들과 둘러보는 일은 현대 사회에서는 찾기 힘들다. 결국 비정상적인 외교 행보와 현대사회에서 찾기 힘든 봉건적인 모습이 어우러져 김정일의 ‘방중 깜짝쇼’가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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