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물정 모르는 김정은의 ‘경제강국’ 희망가

김정은 체제의 첫해 경제정책은 낙제점이다. 물가와 환율은 2배 이상 뛰었고, 경제적 업적 선전에 활용할 마땅한 성과도 없다. 강성국가 건설과 사회주의적 경제발전 실현을 야심차게 내걸고 ‘민심잡기’에 나섰지만 결국 용두사미(龍頭蛇尾)로 막을 내렸다는 평가다.


북한은 올해 공동사설에서 “김정일의 유훈을 받들어 2012년을 강성부흥의 전성기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두고 사상·군사 강국의 계승의지를 밝힌 김정은이 마지막 과제인 경제 강국 건설에 주력할 뜻을 내비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민생’을 화두로 꺼내들은 것도 김일성·김정일의 후광을 등에 업고 최고지도자에 오른 김정은이 사회 불안요소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목표를 밝힌 것으로 해석됐다. 김일성의 100회 생일(4·15)을 맞아 열린 인민군 열병식에서 “다시는 인민이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 하겠다”고 말한 것도 ‘먹는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다루겠다는 신호였다.  


특히 김정은은 효율성 제고를 위한 협동농장의 분조 규모 축소, 기업소의 자율권 확대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경제관리 개선조치인 ‘6·28 방침’을 내부에 공표했다. 일부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재원부족과 관리시스템 부재에 따라 6·28 방침은 지지부진했고 성과가 미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권력 독점구조가 지속되는 한 경제개선 조치가 연기만 크게 나는 불발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많았다. 이는 끝내 경제관리 개선조치가 공개되지 않은 이유로 꼽힌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데일리NK와 통화에서 “변화의 시도는 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며 “김정은은 경제개혁이 실패하게 되면서 체제 안정화 목표에 타격이 크니까 자신감을 상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사일 성공 자신감 얻은 김정은, 2013년 경제정책에 드라이브”


‘경제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는 노동당과 내각의 인사에서도 드러났다. 2002년 ‘7·1조치’를 주도한 박봉주가 지난 4월 노동당 경공업부장으로 승진하고 곽범기 당비서, 로두철·전승훈 부총리 등 실무 경험이 많은 경제통들이 당과 내각에 중용됐다.


여기에 김정은 체제 이후 북한과 중국이 위화도·황금평 개발과 라선특구 개발에 진력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는 포착되지 않고 있다. 경제특구 성공의 관건도 다름 아닌 돈줄이다. 현재 중국을 제외하면 딱히 북한의 경제특구에 돈을 투자할만한 곳은 없다. 중국 민간 기업들은 중앙정부가 책임지고 기반시설을 닦아놓기 전까지는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다.


농업 생산성도 신통치 않다.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늘리려면 비료 확보가 가장 중요한데 김정은 정권은 두 차례의 미사일 발사와 대남 도발로 이를 걷어차 버렸다.


이처럼 겉으로 볼 때엔 경제개혁 조치를 추진하는 듯 했지만 체제변화 불가라는 태생적 한계를 가진 이상 큰 폭의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체제 안정화라는 당면 목표에 맞춘 제한적인 경제 행보에 불가했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김정은이 당장 내부 사정과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정책 등을 쏟아냈을 개연성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 내부에서 ‘세상 물정 모르고 철없다’는 식으로 비웃는다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여전히 김정은 체제에 대한 기대도 있다. 유학파인 젊은 지도자의 민생 행보가 점차 북한 사회를 바꾸는 동력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장거리 미사일 발사 성공에 자신감을 얻은 김정은이 김정일 1주기 애도기간이 끝나면 본격적인 경제 행보를 보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조 연구위원은 “김정은이 미사일 발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정치, 군사적인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에 2013년은 경제 분야에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문제는 국제사회의 고립을 해소하고, 얼마나 많은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느냐가 숙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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