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들어간 대북지원..모니터링은 ‘부실’

북핵문제에 숨통이 트이면서 정부의 대북지원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사후 검증(모니터링)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0일 통일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8월부터 지원한 북한 수해 복구 물자에 대한 모니터링을 아직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지원계획 발표 당시 “지원이 어느 정도 진행된 뒤 수해.분배상황을 보기 위해 피해지역 몇 곳을 방문키로 했다”며 중간 점검 계획을 밝혔지만 지원이 모두 마무리된 지난달 까지도 모니터링에 대한 어떤 논의도 남북 간에 이뤄지지 않았다.

정부가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지원한 대북 수해물자는 쌀 10만t과 시멘트 10만t, 철근 5천t, 덤프트럭 등 복구용 자재장비 210대, 모포 8만장, 응급구호세트 1만개, 의약품 등 2천210억원 상당에 이른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 핵실험으로 수해 지원이 중단되면서 모니터링을 위한 타이밍을 놓친 부분이 있다”면서 “북측에 모니터링을 요구할 지 여부 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측이 우리의 모니터링 요구를 받아들인다 해도 실질적인 검증이 이뤄지기는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미 첫 지원이 시작된 지 1년 가까이 지난데다 가장 마지막에 지원한 쌀도 이미 분배가 끝났을 것으로 보여 관련 물자가 용도에 맞게 쓰였는지 확인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2004년 4월 북한 용천역 폭발사고 때도 시멘트 5만t, 쌀 5천t 등 재해구호 물자를 지원했지만 한적 총재가 이듬해에야 현장을 방문, 제대로 된 검증이 이뤄지지 못해 중복, 과다 지원 논란이 일기도 했다.

군사 전용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대북 쌀 차관에 대한 모니터링도 국제식량계획(WFP)과 비교하면 느슨하다.

남북은 지난 4월 쌀 차관에 합의하면서 매 10만t마다 동해안 3곳과 서해안 2곳 등 5곳의 분배 현장을 방문하기로 했지만 WFP처럼 평양에 사무실을 두고 모니터링 상주 인원을 배치하지는 못하고 있다.

인도적 지원과는 성격이 다르지만 백두산관광 사업을 위한 삼지연공항 활주로 포장 등을 위해 정부가 남북협력기금에서 지원한 50억원 상당의 피치도 어떻게 쓰였는 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2005년 7월 현대아산과 한국관광공사가 북측과 백두산 시범관광 실시에 합의하자 피치 8천t 등 북측이 요청한 50억원 상당의 도로 포장용 자재를 지원했지만 현장 확인 결과 부실공사로 드러나 작년 3월 우리 측이 기술지원을 한다는 조건으로 다시 피치 8천t을 제공한 바 있다.

정부는 작년 7월 말 남측 기술자가 현장에서 기술지원을 한다는 내용의 부속합의서도 북측과 체결했지만 그 이후 더 이상 관련 협의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은 모니터링 문제로 WFP의 지원을 거부할만큼 현장 공개에 소극적”이라며 “원래 4곳이었던 쌀 차관 분배현장 방문이 5곳으로 늘어나는 등 정부도 모니터링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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