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강 자부 K-9 자주포 실전에서 버벅댄 이유






해병대 K-9이 북한을 향해 대응사격을 하고있다.ⓒ연합
북한의 연평도 공격에 대비해 배치된 자칭 ‘세계최강’ K-9 자주포가 실전에서는 큰 문제점을 드러내 우리 군의 작전 운용 능력에 의문 부호가 그려지고 있다.  


우리 군이 대북 억지력으로 자랑해왔던 K-9 자주포는 이번 연평도 포격에서 총 6대 중 3대 밖에 대응사격에 나서지 못했다. 당시 K-9 운용상 문제로 지적 되고 있는 것은 ▲유개호에 들어가 있던 K-9이 포탄 파편에 맞아 사격불능 상태가 됐다는 점 ▲초탄 대응이 13분 만에 이뤄졌다는 점 ▲대(對) 포병레이더가 북한이 2차 포격에 들어서야 작동했다는 점 ▲최전방 연평도에 북한 해안지역을 직접타격 할 수 있는 유일한 병기(K-9)가 단 6문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유개호안 2문의 K-9, 피탄으로 사격 불능


K-9 자주포의 유개호는 K-9을 최대한 보호하면서 사격수행을 도울 수 있게 한 시설물이다. 원론적으로는 포구만 내놓고 사격을 가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유개호 안에서 북한 무도진지로 사격지향을 하고 있던 K-9 2문이 피탄 돼 사격불능 상태에 빠졌다.


해병대에서 K-9부대는 1개 포대(6문)로 구성돼 해상지원과 육상지원 임무를 맡고 있다. 특히 최전방 K-9부대는 유사시를 대비, 6문의 모든 자주포를 훈련에 투입하지 않는다. 연평도 피격 당시에도 4문은 서남쪽을 향해 사격 훈련중이었고, 2문은 무도진지를 향해 포신을 고정해 놓고 있는 상태였다.


자주국방네트워크 신인균 대표는 “유개호 안 2문의 K-9이 북한의 포격의 파편에 맞아 사격불능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는 유개호가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라면서 “이 같은 허술한 유개호는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연평도 K-9의 유개호는 전면 부분 전체가 개방돼 있어 23일과 같은 실전 상황에서 K-9을 지켜주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위로 날아오는 적 포탄으로부터는 보호가 되지만, 지면에서 폭파 후 파편에 의한 2차적인 충격에는 취약하다. 북한을 무도진지를 향해 있던 2문이 대응사격에 나서지 못하고 작동 불능에 빠진 직접적인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對 포병레이더(AN/TPQ-37) 오작동 


대 포병레이더의 오작동으로 인해 사격원점 파악이 지연됐다. 때문에 대 포병레이더가 제대로 작동한 2차 응사 때가 돼서야 사격 목표를 무도 진지에서 개머리 진지로 수정, K-9 4문이 포격을 가했다.


대 포병레이더는 적 포탄의 탄도를 역추적해 적 대포의 위치를 알아내는 장치다. K-9 운용에 있어 대 포병레이더의 병용은 필수적이다. 한 마디로 K-9 포병의 ‘눈’과 같다. 하지만 연평도 피격 초반기에는 눈이 먼 상태에서 싸웠던 것과 마찬가지다.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백령도와 연평도에 배치돼있는 대 포병레이더는 미국이 40년전 개발해 사용하던 것을 배치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정확도가 크게 떨어진다고 한다.  


기상상태가 양호하다고 가정했을 때 현 백령도와 연평도에 배치돼 있는 대 포병레이더가 20km 밖에서 발사되는 81mm 박격포를 탐지할 수 있는 확률은 50%미만이고, 24km 거리에서 날아오는 122mm 방사포는 탐지율이 27% 미만이라는 분석도 있다.


더욱이 이 대 포병레이더는 설치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발전기를 돌려 전원을 켜야 한다. 또한 전원을 오랫동안 켜두면 레이더에 과부하가 걸리기 때문에 껐다 켰다를 반복해 예열 시간을 가져야한다. 때문에 유사시 신속한 대응이 불가능하다.


초탄대응까지 13분


다음으로 초탄대응이 13분이나 걸렸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K-9 자주포는 모든 사격과정이 자동으로 이뤄진다. 때문에 방열(목표를 향해 사격지향을 하고 사격준비를 완료하는 과정)시간도 30초에서 1분이면 충분하다. K-9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K-55 또한 방열시간이 3분 내외이다. 더욱이 군은 북한에 대한 대응사격을 5분 안에 할 수 있다고 자부해왔다.


초탄 대응이 13분이나 걸렸다고 군이 지탄받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신 대표는 “훈련 중이던 4문의 K-9이 북측을 향해 재방열을 하고 대응 사격을 하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면서 “이는 지휘체계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현장을 지휘하는 지휘관이 바로 상황판단을 해서 공격을 했으면 오래 걸리지 않았을 것이다. 필시 방열을 끝내놓고 상급 부대의 사격명령 하달을 대기하고 있었을 것”이라면서 현장지휘관의 재량에 따른 즉각 대응이 이뤄지지 않은 문제점을 파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어 “연평도와 같은 지역에서 현지 지휘관에게 지휘권을 줘야 연평도 사태와 같은 긴급상황에 유연히 대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전방 연평도 북한 타격 병기 K-9 단 6문


최전방인 연평도에 북한을 바로 타격할 수 있는 병기는 K-9 뿐이었으며 이마저도 단 6문이었다는 점 또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170여 발을 얻어맞은 연평도에서 K-9은 북한을 향해 80발로 응사했다.


K-9 6문이 모두 정상적으로 운용됐다면 이론적으로 최초 3분간 108발을 사격할 수 있으며 그 이후로는 분당 1~2발정도의 사격이 가능하다.   


하지만 연평도 실제 상황에서는 ‘이론’이 통하지 않았다. 사격불능이던 3문은 제외하고라도, 나머지 3문만으로도 최초 3분간 54발과 그 이후 분당 1~2발을 쏴야했지만 가용포 3문은 1분 30초 당 1발 사격이 고작이었다.


한 포병 관계자에 따르면 “K-9이 이론상 최초 3분간 분당 6발 사격이 가능하지만 포신이 뜨거워지면 내부 폭발 위험과 정확도에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전쟁 때라도 최대발사 속도로 쓰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항상 전쟁을 염두 해야 하는 최전방에서 북한을 직접 타격할 수 있도록 K-9 전력 증강 방안을 마련하고 장거리 무기 배치도 필수적인 상황이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