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식량계획 대북지원사업 `위기’

세계식량계획(WFP)의 대북지원 사업이 위기에 처했다.

사업에 필요한 지원 물량 확보가 지지부진한데다 WFP가 대행하는 미국의 대북 지원사업이 감시 요원 배치와 관련, `암초’를 만났기 때문이다.

11일 WFP 웹사이트(www.wfp.org)에 따르면 WFP는 올해 11월말까지 진행할 대북 긴급 식량 구호 프로그램을 위해 5억300여만달러를 모금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7일까지 목표액의 3.8%인 1천926만여 달러를 모으는데 그쳤다.

이는 주요 대북 지원국이던 한국과 일본이 참여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현재 2008~2009년분 대북지원 프로그램에 동참하고 있는 국가는 스위스.호주.캐나다 등 10국에 그치고 있다.

이에 더해 미국의 대북지원을 대행하는 사업도 한국어를 구사하는 감시요원의 배치 문제를 놓고 북.미간 입장차가 불거지면서 중단 위기에 놓였다.

당초 WFP는 작년 5월 미국이 1년간 북한에 주기로 한 식량 50만t 중 40만t의 공급 및 분배감시를 대행키로 했다. 그러나 북한이 WFP의 분배 감시 활동에 한국어 구사 요원을 참여시키기로 한 합의를 이행하는데 비협조적 태도를 보임에 따라 WFP를 통한 지원이 예정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12월 북핵 검증 관련 협상이 결렬된 이후 한국어 구사 요원 문제를 비중있게 거론하며 한결 `깐깐한’ 분배 검증을 강조하고 있지만 북한은 이에 미온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작년 11월부터 최근까지 제공된 미국의 5,6차 대북 식량 지원분은 당초 WFP를 통해 제공키로 돼 있었지만 미국 NGO를 통해 지원하는 것으로 경로가 변경됐다.

미국 NGO측 북한 상주 직원 중에는 WFP 북한 사무소에 비해 많은 5~6명의 한국어 구사 요원이 있다는 점이 감안된 조치인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WFP로서는 대북 사업용 식량 확보가 여의치 않음에 따라 북한내 활동이 위축될 수 밖에 없게 됐다.

작년 미국의 대북지원 재개를 즈음해 WFP는 북한 사무소에 50명 안팎의 직원을 배치했지만 지원 물량이 줄어들면서 이 규모의 직원을 유지하는데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 대북 소식통은 “WFP의 사업 모토가 `(분배 감시를 위한) 접근 없이는 지원없다(No Access, No Food)’인데 이제는 되레 북으로부터 `지원없이, 접근없다(No Food, No Access)’는 말을 들을 판”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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