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성공회 지도자 남북 동시방문”

“내년 12월께 세계성공회 지도자들이 남북한을 동시에 방문할 계획입니다. 이 사업과 더불어 교회일치와 사회봉사 사업을 활발하게 펼쳐나가겠습니다.”

대한성공회 서울교구장 박경조(61) 주교가 14일 열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제54회 총회에서 이 단체의 차기 회장으로 추대돼 이날부터 다음 총회 때까지 회장직을 수행하게 됐다.

KNCC 회장은 7개 회원 교단(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기독교대한감리회, 한국기 독교장로회, 구세군대한본영, 대한성공회, 기독교대한복음교회, 기독교 대한하나님의성회)이 돌아가면서 1년씩 맡고 있는데, 이번에는 성공회의 차례.

박 주교는 지난달 31일 성공회 서울교구장에 취임한 지 불과 보름 만에 새로운 ‘감투’를 쓰게됐다.

15일 서울 중구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회장 취임과 관련한 간담회를 가진 박경조 신임 회장은 “중요한 시기에 KNCC 회장을 맡게돼 한편으로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다른 한편으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의례적인 말 같지만 실제로도 기존의 가치관들이 급속히 무너지면서 교회의 가치관의 재정립도 요청되고 있는 가운데 개신교 양대 단체 가운데 하나인 KNCC 회장을 맡게된 데다, 재임 기간 굵직한 사업들도 산적해 있는 상태다.

당장 내년 12월께 로언 윌리엄스 켄터베리 대주교를 비롯한 세계성공회 지도자들이 평양과 서울을 번갈아 방문한다.

한반도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의 성공회 관계자들도 함께 참석할 예정. 박 회장은 “성공회와 KNCC가 이 행사를 함께 준비하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부활절연합예배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KNCC가 공동주최한다. 한기총측에서 대회장과 설교 가운데 하나를 맡고 다른 하나를 KNCC가 맡는 방식이다.

또한 세계교회사적으로 성공회가 에큐메니컬(교회일치) 운동에 앞장서온 터라 교회 관계자들은 내년에 어느 때보다 에큐메니컬운동이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도, 방글라데시, 호주 등이 성공회를 중심으로 교회 일치에 앞장서온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있다.

한기총과 KNCC가 남북 문제 등에 대해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에 대해 박 회장은 “같은 신앙에서 나왔지만 현실에 접근하는 방법에 있어서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면서 “앞으로는 분열이 아니라 같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양쪽이 노력해야하며, 언젠가는 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프랑스 소요사태에 대해서도 박 회장은 “프랑스가 겉으론 자유, 평등, 박애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론 약자를 위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증거”라며 “사회의 건강성은 약자를 얼마나 잘 보살피고, 제도적으로 잘 감싸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944년 경남 통영에서 출생해 고려대, 성공회대 전신인 성 미가엘신학원 등에서 수학한 박 회장은 KNCC 실행위원과 일치위원장, 선교교육위원장, 서기 등을 두루 거쳤을 정도로 KNCC와 인연이 깊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