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휩쓰는 금융위기에 북한도 ‘영향권’

전 세계를 휩쓰는 금융위기에서 북한은 과연 자유로울 수 있을까.

북한은 폐쇄국가로 주식시장이나 외환시장이 없고 대외무역도 중국을 위주로 이뤄지고 있어 아직 한국과 달리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지는 않았지만 이미 남북교역이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고 중국 경제도 하강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조금씩 영향권으로 들어가고 있다.

중국 선양(瀋陽)의 한국인 거리인 시타(西塔)가에서 베이징(北京)올림픽 이후 북한식당 3곳이 잇따라 문을 닫았다. 많을 때는 10개까지 북한식당들이 앞다퉈 문을 열고 영업을 했지만 올림픽을 전후로 손님의 주류를 차지했던 한국 관광객과 교민이 많이 줄어든데다 원화 가치까지 하락, 한국인들의 지갑까지 얇아지면서 시타가에도 불황이 닥치고 있기 때문이다.

선양에 거주하는 조선족 사업가 K씨는 10일 손님 접대를 위해 북한식당에 자주 다니는 편인데 단골식당에 갔다가 문이 닫혀 있는 것을 보고 발길을 돌린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중국 단둥(丹東)에서 북한을 상대로 무역과 임가공사업을 하는 대북사업가들은 “환율상승이 계속되면 사업을 정리해야 할지도 모른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북한과 임가공업을 하는 교민 C씨는 “달러로 원부자재를 구입, 북한에 들여보내고 생산된 제품은 다시 남포를 통해 한국으로 보내고 있는데 최근 달러가격 상승으로 원부자재 가격이 40% 가까이 오르면서 심지어 북한에서 생산한 임가공 제품이 순수 국내산보다 원가가 높아지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호소했다.

북한산 들깨를 한국으로 수출하고 있는 조선족 무역업자 L씨는 “주문받은 물량을 항구에까지 실어다 놓고 선적을 기다리는 과정에서 한국으로부터 갑자기 ‘달러가격 상승으로 수입을 미루겠다’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이 때문에 아직 북한측 파트너에게 대금도 결제해주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하소연했다.

단둥에 있는 한 대북정보 수집종사자는 “한국의 종교단체가 중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대북지원도 달러값이 크게 올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세계 경기의 위축으로 원자재 및 지하자원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도 북한에는 불리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북한의 주력 수출품으로는 석탄, 아연, 철광석, 철강재(선철) 등이 꼽히고 있지만 아연 제품은 한때 가격이 크게 올라 북한의 월간 수출액이 1천만 달러까지 육박했지만 지금은 가격이 30% 이상 하락하면서 600만달러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단둥의 한 대북소식통은 “철강재 국제가격이 떨어지면서 북한산 철강재 가격도 하락하고 있으며 중국으로 대량 수출하고 있는 석탄가격도 중국 경기가 위축되고 있어 가격이 더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세계 금융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북한의 외자유치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북한 정부기관을 대리해 외자유치 사업을 벌이고 있는 한 중국측 인사는 “북한은 개방국가가 아니라 한국과 달리 금융위기에 당장 큰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고 해도 북한에 대규모 투자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거나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외국 기업들이 향후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대북 지하자원 투자사업을 하고 있는 선양의 조선족 사업가 J씨도 “대북투자가 주로 달러나 유로화로 이뤄지는 만큼 금융위기가 길어지면 분명히 여파가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대비책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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