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 과장이 들고온 ‘핵 보따리’ 내용은

성 김 미 국무부 한국과장 일행이 8-10일 북한에 체류하면서 한 활동은 북한이 조만간 6자회담 의장국 중국에 제출할 핵 신고서의 내용에 대한 최종협의와 이른바 ‘1차 검증’을 위해 필요한 자료를 건네받은 것으로 요약된다.

지난달 그의 상관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싱가포르에서 주로 농축우라늄프로그램(UEP)과 시리아 핵 협력 의혹을 이른바 ‘간접시인’ 방안으로 처리하기로 하고 주요 내용은 비공개 양해각서에 담기로 했지만 정작 중국에 제출할 신고서 내용에 대한 협의는 실무적으로 진행하지 못했다.

따라서 성 김 과장은 지난달 22-24일 방북해 김계관 부상은 물론 북한측 전문가들과 함께 1차 플루토늄 항목에 대한 협의를 벌였고 그 결과를 워싱턴에 보고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물론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미 의회의 반발 등을 우려해 그동안 진행해온 북한과의 핵신고 협의는 결과는 물론 시리아와 북한간 핵 협력 의혹에 대한 증거를 공개하는 등 북한과의 협상을 진행할 지 여부를 판단했다.

결국 미 의회 일각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워싱턴 수뇌부는 다소 아쉬움이 남더라도 실질적 위협에 해당되는 플루토늄 시설과 물질을 궁극적으로 폐기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북한과의 핵협상을 지속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고 이를 바탕으로 성 김 과장 일행을 다시 평양에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렇게 보면 성 김 과장 일행은 이번에 핵 신고와 관련된 ‘마지막 협의’를 북측과 한 셈이 된다. 정부 당국자는 “더 이상 성 김 과장이 방북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따라서 관심은 과연 성 김 과장과 북한측이 논의한 내용에 집중된다.

외교가의 전언을 종합해보면 이번에 북.미 협의를 통해 정리된 핵 신고서(중국에 제출하는)의 골자는 ▲플루토늄 생산 관련 핵 시설 ▲그동안 추출한 플루토늄 총량 ▲5㎿ 원자로 가동일지를 비롯한 핵 관련자료 등으로 구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미국이 요구한 핵탄두(핵 폭발장치)의 수는 담기지 않지만 추후 관련 자료를 분석하면 충분히 검증할 수 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북.미 양측은 UEP와 시리아 핵협력 의혹과 관련된 내용은 싱가포르 합의에 따라 비공개 양해각서에 담아 별도로 처리하고 미국은 그 내용을 추후 6자회담 참가국들에 회람시킬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핵 신고서에는 핵물질과 핵시설, 그리고 핵 탄두가 됐든 핵폭발장치가 됐든 모든 것을 담아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요구였으나 일단 핵탄두는 현 단계에서 신고서에 담기에 이른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최근의 핵과학 기술을 생각할 때 핵시설 가동일자나 시료 등이 있으면 어느 정도의 플루토늄을 추출했는 지 모두 정확하게 추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플루토늄 총량(30kg 정도)과 관련 핵시설 목록 등을 담은 신고서를 미측에 제시했으나 미측은 이를 일축했다. 북 측은 이번 평양 협의에서도 플루토늄 총량과 관련해 새로운 자료를 제시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북한은 1986년 9월 5㎿ 원자로를 가동하기 시작해 1989년 3월 최초로 비밀리에 사용후 핵연료봉을 추출, 재처리해 15kg의 무기급 플루토늄을 획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1994년 10월 제네바 합의 이후 핵시설이 동결돼 추가 플루토늄 추출은 없었지만 2002년 10월 이른바 HEU(고농축우라늄) 파동으로 제네바 합의가 파기되자 북한은 2003년 수조에 보관중이던 8천개의 폐연료봉을 재처리해 27kg의 플루토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어 2005년 4월 5㎿ 원자로 가동을 중단하고 8천개의 사용후 연료봉을 인출해 수조에 보관해왔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를 재처리했을 경우 추가로 13kg의 플루토늄을 추가로 확보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결국 대략적으로 계산해보더라도 북한은 55kg(15+27+13)의 플루토늄을 추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정도라면 핵폭탄 10개에서 11개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2006년 10월 북한이 강행한 핵실험에 소요된 플루토늄 양(6-7kg)을 감안하면 현재 북한은 대략 50kg 내외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북한이 생산한 플루토늄 량은 북이 제출한 방대한 양의 원자로 등 핵 시설의 가동일지를 분석하고 추후 영변 핵시설에서 시료 등을 채취해 반감기를 따져보면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과 정부 당국자들의 전언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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