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노예 문제’ 해결 촉구 北홍선옥 위원장

“일본이 과거청산 회피할 수록 반일감정 높아질 것”

“일본은 백주(대낮)에 세상을 우롱하고 있다. 반(反) 인륜적인 특대형 죄행을 해결하기 위해 모두 떨쳐 나서야 한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위한 제 8차 아시아연대회의 참석차 남한을 방문한 북한의 조선 일본군 위안부 및 강제연행피해자보상대책위원회(조대위) 홍선옥 위원장은 19일 서울 수유동 크리스천아카데미하우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거침없는 목소리로 위안부 문제 해결 등 일본의 과거청산을 촉구했다.

홍 위원장은 “조선 민족은 과거 일본 제국주의 침략과 40여 년에 걸친 강점으로 말할 수 없는 반 인륜적 범죄의 피해를 당했다”며 “일본 강점기간 조선의 840만여 명이 강제 연행됐고 100여만 명이 학살됐는가 하면 20만 여성이 위안부로 끌려가 고통을 강요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렇게 우리가 당한 피해는 너무도 엄청나고 특대형이나 일본은 아직도 자신들의 죄행에 대한 반성.사죄나 보상을 하지 않고 있다”고 규탄했다.

홍 위원장은 이어 “일본이 과거청산에 대한 회피 책동에 더욱 더 발악할 수록 반일감정은 높아지고 과거청산을 받아내려는 의지는 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홍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북측 조대위의 그동안 활동과 성과에 대해 설명해 달라.
▲조대위는 1992년 8월에 창설돼 15년 동안 일본군 성노예 범죄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벌였다. 창립 초에는 일본군 성노예 범죄 피해자를 찾아내기 위한 활동을 벌여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던 219명의 얼굴과 피해상을 파악했고 공개 증언에 나선 피해자만도 46명에 이른다.

조대위는 또 함남 청진에 있는 일제 강점 당시 제 19사단 위안소 건물자리와 증견자(목격자)를 찾아내 일본의 과거 범죄에 대한 증거물로 보관.관리하고 있다.

유일한 피해자로 증빙문건과 진상이 밝혀진 박영심 피해자 할머니에 대해 세계에 소개했고, 박 할머니를 구해준 중국인도 찾아내고 박 할머니가 고통과 피해를 당한 중국 윈난성에 조사단도 파견, 새로운 자료를 확인한 뒤 관련 단체들에 알렸다.

또 생존해 계신 피해자 할머니 증언 내용을 심화하고 녹화 테이프 등 공개자료를 확인.정리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자료들을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단체들과 공유하고 여론화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북측이 갖고 있는 위안부 문제 해결 방안은.

▲당면한 ’위안부 결의안’이 미국 국회 하원을 통과하는 것과 유엔 인권위원회를 통해 여론을 확산시키고 세계의 지지세력을 확산하는 전략적 문제들이 있다.

내일 열리는 8차 아시아 연대회의 본회의를 통해 구체적으로 얘기할 것이다.

–최근 일본의 군국화 행보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일본 아베 정권은 방위청을 성으로 승격시키고 국수적 헌법 개정을 가속화 하는가 하면 얼마 전 일본 위안부 문제가 완전히 삭제된 교과서가 문부성을 통과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심지어 아베 수상이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성을 증명할만한 것이 없다는 망언을 할 지경에 이르렀다.

일본의 이런 책동은 백주에 세상을 우롱하는 것이다. 저들이 과거 범죄 책임을 모두 뒤집어 엎고 군국주의 토양을 확립하려고 공화국(북한)을 적대시 하고 반(反) 공화국 대결의식을 유도해 군국화 책동의 합리성을 마련하려는 것이다.

일본 당국의 이런 책동을 예리하게 대해야 하며 끝까지 저지하기 위해 단합된 운동에 한 사람 같이 떨쳐 나서야 할 것이다.

–일본의 군국주의 저지 활동을 위한 공동 대응방안이 있다면.

▲일본이 과거 우리 민족에 강요한 정신적, 물리적 피해는 인류사회에 전무후무한 것이다. 다른 민족에 유린당한 존엄은 잊을 수 없고 잊지 말아야 한다. 존엄과 자주권을 수호하고 평화와 안정을 수립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다. 국제사회의 윤리와 기본 질서를 확립하는 것이기도 하다.

현재 일본의 과거청산을 요구하는 국제연대는 여러 나라들이 산발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조직체가 망라돼 단합된 힘으로 일본 정부에 압력을 가하고 조직체를 통해 활동을 유기적으로 잘 벌여나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 있다.

국제연대 기능과 할동을 보다 넓히고 힘을 합치고 이번 8차 일본 위안부 해결을 위한 아시아 연대회의를 통해서도 충분히 협의해나갈 것이다.

일본의 간악 무쌍한 뻔뻔스런 회피 책동이 더는 통하지 않는다는 목소리를 울려나가야 한다. 이번 회의는 연대활동이 한 단계 올라서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일본 강제연행 희생자 유골의 처리와 보관실태를 조사하는 사업은 진전이 있나.

▲유골문제는 아는 것처럼 일본으로 끌려간 것만 해도 억울한데 유골마저도 아무런 보호 없이 방치 되고 있다. 위안부 문제 못지않게 인권유린 행위로 되고 있다.

강제 연행 유가족이 자기 선친의 유골이 어떻게 됐는 지도 모르고 살고 있다. 용납 못할 인권 문제다.

일본에 유골이 보관돼 있다는 소식을 듣고 유가족을 찾아 1천여 명의 명단을 만들어 조사한 적도 있었는데, 그 중에 확인된 두 명을 일본으로 보내려고 했는데 일본 정부는 대표단의 입국을 불허했다.

일본은 대표단 입국을 불허해 생전에 아버지 유골 앞에 술 한잔 부어드리려던 소원마저도 깨버리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질렀다.

50대 여성으로 투피스 정장 차림을 한 홍 위원장은 기자회견 내내 밝은 표정으로 예상 질문에 대해 미리 정리해 온 자신의 견해를 밝혔으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과거청산 이외의 사안에 대해서는 대답을 회피했다. 조선(북한)-러시아친선협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홍 위원장은 최근 북한 외무상에 박의춘 전 러시아 대사가 임명된 것이 북러 관계가 더 긴밀해질 수 있음을 의미하느냐는 물음에 “그건 지켜보면 안다”고 짧게 대답하며 자리를 떴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홍 위원장과 함께 서울에 온 조대위의 손철수 서기장과 김춘실 위원, 민족화해협의회 안명국 부장과 리동석 부원 등도 참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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