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軍원로들 “노인이 서울역에서 데모해야 되나?”

▲ 역대 국방장관과 군 원로들이 22일 한나라당을 방문, 강재섭 대표와 면담을 가졌다. ⓒ연합

전직 국방장관 및 군 원로들이 22일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최고위원실을 방문해 전시작통권 환수에 따른 안보상의 우려를 지적하고 한나라당의 대책을 촉구했다.

이종구, 김성은 등 전직 국방장관들은 “현재 한반도 안보상황은 내일을 예측할 수 없는 상태”라며 “시한을 정해놓고 작통권을 서둘러 받아오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작통권은 자주권과는 무관한 것으로 94년 평시 작통권 이양으로 국가적 자존심의 문제는 해결됐다”며 한나라당이 나서 작통권환수 논의를 중단시킬 것을 요구했다.

이에 강재섭 대표는 “이 문제는 일부 국민이 ‘자주’라는 말에 현혹되도록 정치적으로 접근하는 것인 만큼 좌시할 수 없다”며 “국회동의나 국민투표 등을 거치도록 하는 나름의 복안을 가지고 있다”고 답변했다.

강 대표는 이어 “당 차원에서도 대미 창구를 만들고 전문가들이 미국도 방문하고 할 것”이라며 미국과 직접 이 문제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군 원로들은 작통권 환수 논의에 한나라당이 적극적으로 막지 못하고 있다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종구 전 국방장관은 “노인들이 밤낮 서울역 앞에 나와 데모해야 하느냐”며 “이제 국회의원이 해야 한다”고 질책했다. 김성은 전 장관은 “한나라당이 앞장서서 많은 일을 했지만 우리가 바라는 것보다 좀 약하다.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한미간 분위기를 바꿔 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훈 전 장관은 “이 문제를 해결 못하면 국회를 해산하겠다는 각오로 해야 한다”며 “지지율 10%대의 정당이 국민을 기만하는데 절대 다수의 지지를 받는 한나라당이 왜 이렇게 소극적으로 있느냐”며 다그쳤다.

이날 면담에는 김영관 전 해군참모총장, 이종구 전 국방장관, 이기백 전 국방장관, 김성은 전 국방장관, 김상태 전 공군참모총장(현 성우회장), 이상훈 전 국방장관, 박세직 재향군인회 회장, 노재현 전 국방장관 등 11명의 군 원로들이 참석했다.

한편 군 원로들은 23일 오전 열린 우리당을 방문해 작통권 단독행사에 찬성 당론을 재고할것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져 면담 결과가 주목된다.

정재성 기자 jjs@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