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김 방북, ‘북핵 2단계’ 최종조율 되나?

성김 미 국무부 한국과장이 5일 북한을 재방문하고 북핵 프로그램 신고 문제에 대한 추가 협상을 벌일 것으로 알려져 그 결과가 주목된다.

이와 더불어 9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북한과 미국의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이 성사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 과장은 방북 직후 싱가포르로 향해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에게 방북결과를 보고할 것으로 알려져 김 과장의 방북결과에 따라 싱가포르에서 미북간 추가 협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들은 이번 김 과장의 방북을 통해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에 대한 세부적인 조율과 핵 신고 이후 검증 절차와 방식 등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가 논의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미·북 양측은 핵 신고의 핵심인 플루토늄 생산 관련 내용이 신고서에 명시돼야 한다는 데 협의했지만, 이를 문서화 하는데 미묘한 이견이 있고, 북한이 제출할 것으로 알려진 영변 원자로 가동일지에 대한 정확성 확보를 위한 조율도 필요할 것이라는 외교가의 관측이다.

또한 김 과장의 방북에서 부시 행정부의 ‘북한-시리아 핵협력’ 사실 확인 이후 악화된 미 의회 분위기를 북측에 전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 행정부의 대북 협상 의지는 변함없다는 메시지가 전달될 것이라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김 과장의 방북 이후 북한이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제출할 신고서에는 ▲플루토늄 생산과 관련된 북한의 핵시설 ▲그동안 북한이 추출한 플루토늄 총량 ▲영변 5MW 원자로의 가동일지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영변 5MW 원자로 가동기록은 북한 핵무기의 원료가 되는 플루토늄 생산량을 ‘검증’할 수 있는 핵심자료로, 북한은 지난달 말 방북했던 김 과장에게 이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서에는 미국이 요구한 핵탄두(핵 폭발장치)의 수는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플루토늄 생산량과 사용현황을 ‘완전하고 정확하게’ 제출하면 핵 폭발장치의 개수 등도 파악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2단계 핵 불능화 과정을 지연시켜 왔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과 시리아와의 핵 협력 의혹 관련 내용은 지난달 8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6자회담 미·북 수석대표 회동 결과를 토대로 비공개 양해각서에 담아 별도로 처리하는데 합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따라서 김 과장의 재방북을 통해 신고서 최종안에 대한 미․북간 조율이 마무리 되면, 북한은 빠른 시일 내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신고서를 제출하고, 6자회담 관련국들은 신고서를 공람하게 된다.

정부 소식통은 5일 “특별한 변수가 생기지 않을 경우 이달 하순 6자회담 개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만약 6자회담 관련국들이 핵신고서를 최종 승인할 경우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게 되고, 북한은 24시간 안에 불능화대상인 영변 5MW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하기로 미국 측과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불어 관련국들의 에너지 지원 등 상응조치도 이어지고 핵 신고에 대한 ‘검증’과 북핵폐기를 위한 3단계 협상에 돌입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김 과장 방북이 북한의 핵 프고그램 신고에 대한 최종 조율을 위한 협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협의 과정에 대해서는 순탄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엇갈리고 있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데일리엔케이’와의 통화에서 “지난번 김 과장의 방북에 의한 미·북협상으로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 문제는 거의 마무리가 된 셈”이라면서 “이번 방북은 영변 냉각탑 폭파 등 상징적 효과를 최종 협의하기 위한 과정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이번 방북을 통해 미국은 테러지원국 해제를 재차 다짐 하면서 북한으로 하여금 ‘완전하고 정확한’ 플루토늄 신고와 그에 따른 검증에 대한 확답을 최종 확인하려고 할 것”이라며 “더불어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와 시리아 핵협력 의혹에 대해서는 북한이 묵시적으로 인정하는 모양새를 갖추는 합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유 교수는 “특히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 대한 가동기록을 미국에 제출하면, 2단계 협상과 관련해 더 이상 추가 논쟁거리는 없을 것”이라며 “최종 조율과 마무리를 위한 방북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김태우 국방연구원 군비통제연구실장은 ‘데일리엔케이’와 통화에서 “미·북이 합의한 플루토늄 핵프로그램 신고는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면서 “플루토늄을 제대로 신고하기 위해 조율할 부분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연구실장은 특히 “북한이 추출한 플루토늄 총량에 있어서 북한과 미국이 서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번 방북을 통해 격차를 해소하려고 시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북한은 30kg 내외의 플루토늄 총량을 거론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재 미국은 이보다 훨씬 많은 50kg 내외를 추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 연구실장은 더불어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는 상징적인 조치일 뿐 큰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다”면서 “관건은 북한이 제출할 것으로 보이는 ‘가동일지’의 정확성인데, 북한이 성실하게 신고할 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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