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신고서 제출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성 김 미 국무부 한국과장이 북핵 불능화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오는 10~11일 북한을 방문한다.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6일 정례브리핑에서 “성 김 과장이 8일 워싱턴을 출발, 먼저 서울을 방문한 뒤 10일 평양에 가서 북한 6자회담 대표들과 핵 불능화 문제를 논의하고 11일 서울로 돌아와 12일 워싱턴으로 복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 김 과장의 이번 방문목적에 대해 “핵 불능화에 더 초점을 맞출 것”이라면서 “북한이 핵 시설 11개중 8개에 대한 불능화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그는 불능화 작업을 어떻게 마무리할 지에 대해 그들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매코맥 대변인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성 김 과장의 이번 방북 기간에 북한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 문제가 구체적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성 김 과장이 이번 평양 방문 기간에 북핵 6자회담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아마도 만나겠지만 그의 북한측 대화상대가 누가 될지는 모른다고 밝혔다.
북한이 미국에 넘긴 핵관련 기록에 대한 논의가 성 김 과장의 이번 방북 기간에 논의될 가능성에 대해선 “그렇지 않다”며 “현재 자료에 대한 평가작업을 여전히 진행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해 논의 가능성을 일축했다.
매코맥 대변인은 성 김 과장이 방북에 앞서 서울에서 한국측 6자회담 대표들과 북핵 6자회담 산하 경제·에너지 실무그룹 회의 참석차 방한 중인 중국측 6자회담 대표들과도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제·에너지 실무그룹 회의는 10~11일 판문점에서 개최된다. 매코맥 대변인은 그러나 “성 김 과장이 이번에 경제.에너지 실무그룹 회의 때문에 서울과 평양을 방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와 관련, 지난 5일 경제·에너지협력 실무그룹 남북 수석대표간 사전 협의가 판문점에서 열렸다.
북측 수석대표인 현학봉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은 “현재 우리 무력화(불능화)가 80% 이상 추진된 반면에 전반적인 에너지 협조사업은 36%선에서 되고 있어 매우 우려를 표시한다”고 주장하며 “응당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라 원만하게 진행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당초 5월말께 핵신고서를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까지 이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당초 이달 중순께 재개될 것으로 예상됐던 6자회담의 구체적인 일정도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부시 미 행정부가 대북정책을 놓고 분열돼 있으며, 테러지원국 해제 등의 일정이 현재 미국의 국내 정치사정상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에 북한이 핵신고를 미국의 11월 대통령 선거 이후로 미룰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