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당 “한나라당, 북핵문제 제대로 직시하라”

자유선진당이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해제 조치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힌 한나라당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다.

자유선진당 류근찬 정책위의장은 13일 발표한 정책성명을 통해 “종국에 가서는 북한 핵을 인정하고, 겨우 핵물질 확산만을 막는 방법 밖에는 없는 이 합의를 ‘환영’ 한다는 것이 정신있는 사람들이 할 말인가”라고 질책했다.

그는 “이번 북미간 합의는 양자간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뤄진 것일 뿐 이것이 북핵 문제 해결에 최선의 해법은 결코 아니다”며 “이번 합의를 ‘환영할 만한 조치’라고 하는 것은 정부의 외교정책 실패를 자인하는 것인 동시에 국민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현 시점에서 한나라당이 해야 할 가장 시급한 일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당당히 우리 정부의 목소리를 내고, 잘못된 정부의 판단을 바로 잡으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이끌어나가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은 구체적으로 어떤 전략과 대응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그 대안을 조속히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도 이날 오전 고위당직자 회의를 통해 미북간 핵검증 합의는 반쪽짜리에 불구하다며 “이명박 정권이 이를 쌍수들어 환영한 것은 출범 이후 가장 큰 실책”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12일 공식 논평을 통해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당당하게 국제사회에 문호를 개방하고 한 구성원이 된다는 점에서 (테러지원국 해제는) 무척 환영할 만한 조치”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일각에서도 북한이 테러지원국에 지정된 계기가 된 대한항공(KAL) 폭파사고에 대한 해명도 없이 미국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섣불리 해제 조치가 취해진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공성진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 방송에 출연 “대한항공(KAL)기 폭파사건 이후에 우리가 요청해서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묶어놓은 것인데, 우리의 적극적인 참여 흔적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해제됐기 때문에 혹시라도 문제 해결에 있어서 한국이 제3자로 전락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