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해진 북-미 대립점…북핵 고비맞아

북핵 문제가 고비를 맞고 있다.

작년 6월 제3차 본회담 이후 8개월여 기약없이 표류하고 있는 6자회담의 조기 재개를 위한 한국과 중국의 중재 활동이 본격화되면서 회담 분위기가 무르익는 징후가 감지되는 한편으로, 북-미 양국의 대립점 역시 한층 선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북핵 문제를 대화를 통해 해결하기 위한 협상의 장이 마련되느냐, 아니면 대결로 치닫느냐를 가르게 될 중대한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형국이다.

◇ 관련국 외교 행보 = 핵무기 보유와 6자회담 무기한 불참을 선언했던 북한 외무성의 2.10 성명 이후 한 달 가까이 6자회담 참가국들의 움직임은 분주했다.

각각 6자회담 한.미 수석대표인 송민순(宋旻淳) 외교통상부 차관보와 크리스토퍼 힐 주한미대사의 베이징행(2월 17일)을 시작으로,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평양 방문 및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2월 21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일 3자 고위급협의(2월 26일), 6자회담 중국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의 방한 및 한.미 수석대표와의 연쇄회동(3월 2∼3일)으로 이어졌다.

또 송 차관보는 9∼13일 모스크바 방문을 앞두고 있고, 힐 대사는 9∼11일 일본 방문에 이어 워싱턴으로 향해 본국 정부와 협의를 앞두고 있는 상태다.

특히 오는 19∼20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서울을 방문하고, 그 시기를 전후해 중국과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다.

북한의 움직임도 `수동적’이기는 하지만 자못 활발하다. 평양에 틀어 박혀 있기는 하지만, 관영매체들을 통한 장외 외교전에 한층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조선중앙통신이 김정일-왕자루이 면담을 그 이튿날 오전 이례적으로 상세히 보도했는가 하면, 지난 2일 밤 장문의 외무성 비망록을 발표했고, 7일 오후에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 인터넷판이 외무성 비망록 분석이라는 기사를 통해 우회적이기는 하지만 평양 당국의 입장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