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군시대 北여성 ‘생존전쟁 전사’로 내몰려”

▲ 북한의 장마당에서 물건을 팔고있는 북한 여성

“200만 명 이상이 기아로 죽거나 실종되는 ‘고난의 행군’을 경험한 북한 여성들은 근면과 알뜰한 수준을 넘어, 생존을 위해 이악한 심성이 강화됐다. 이것은 북한여성들이 생존 전쟁의 전사(戰士)가 되는 과정에서 형성됐다.”

박영자 숙명여대 아시아여성연구소 연구교수는 통일연구원이 발행한 ‘통일정책연구’(제15권 2호)에 발표한 ‘선군시대 북한여성의 섹슈얼러티(성(性)정체성) 연구’란 논문을 통해 선군시대 김정일 정권이 북한여성에게 어떤 정체성을 강제하고 있는지를 밝혀 눈길을 끈다.

그는 선군시대를 살아가는 북한의 여성성의 특징은 ‘돌봄의 윤리’와 ‘이악함’으로 규정했다. 이는 국가권력과 남성들이 생존문제를 책임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시장성을 체화한 여성들이 ‘생존 전쟁의 전사’로 살아가며 강화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북한은 21세기에 보기 드문 인격화된 1인 절대권력 체제를 현재에도 유지하고 있다”며 그 원인은 “바로 왕조적 ‘인덕(人德)정치’ 논리와 그 신화가 만들어 낸 은혜에 보답하라는 ‘보은(報恩)의 윤리’, 그리고 그 인덕을 높이 섬기라는 ‘섬김의 도덕’”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994년 김일성 사망이후 유훈통치를 실시한 김정일 정권은 수령인 김일성이 여성해방을 위해 베푼 은혜를 선전하며, 여성에게 보은의 윤리를 강조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 여성들은) 김일성이 항일무장투쟁 시기부터 여성들의 사회정치적 해방과 자주성을 실현케 한 것에 대한 은혜를 보답하기 위해 ‘수령에 대한 충실성’으로 살아가는 것이 여성들의 마땅한 도덕이고, ‘혁명적 의리의 최고표현’이라고 선전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김정일은 이러한 김일성의 권위와 권력을 자신이 온전히 계승하려 한다”며 “김정일의 권력의지를 받아 안은 정권의 친위대들이 각종 사회화 기제를 통해, 김일성에 대한 보은과 섬김의 심성을 김정일에게 이전시키며, 그 내용을 북한여성들에게 내면화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정권은 경제난이 10년 넘게 지속되는 상황에서 체제 생존을 위해 군대와 국방에 올인하면서 ‘돌봄과 헌신’이라는 여성 섹슈얼러티를 이용해 가족구성원의 생계책임 역할을 맡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회적으로는 군대를 돌보는 원군활동과 국가가 책임지지 못하는 꽃제비, 장애인, 노인, 고아 등 선군정치에서 소외된 계층을 돌보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그는 “수령제와 세습체제가 제도화 되는 과정에서, 절대권력을 중심으로 전 사회를 위계적으로 구성한 북한 체제의 가부장성은 생산현장과 가정에서 성역할을 위계적으로 구조화 했다”며 “이에 따라 북한여성의 정치사회적 지위는 남성에 비해 낮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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