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 밀거래 中선박, 자동 선박식별장치 끄고 北 입출항”



▲지난 10월 19일 북한 금별무역 소속 대형 선박 예성강 1호가 유엔 안정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2375호를 피하기 위해 정유제품으로 추정되는 화물을 환적하고 있다. /사진=연합

중국의 반대로 지난해 유엔 대북제재 블랙리스트 대상에서 빠졌던 선박 6척이 자동식별장치(AIS)를 끄고 북한 항구를 드나들면서 석탄을 선적해 베트남, 러시아 등에 하역하는 현장이 위성 카메라에 포착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미국 관리들이 수집해 유엔과 공유한 정보 보고서 및 위성사진 등을 종합해 중국 측 선박이 금지된 북한산 석탄 수출을 도왔으며, 선박 간 환적 방식을 통한 석유 거래에 가담해 유엔 제재를 위반했다고 전했다.

WSJ는 미국이 지난 해 유엔에 제출한 자료에는 지난 8월 글로리 호프 1호가 북한에서 석탄을 선적해 베트남에 하역하는 사진, 카이샹호가 지난 8월 북한에서 선적한 석탄을 베트남 해상에서 환적하는 사진을 비롯해, 지난 10월 삼정 2호와 라이트하우스 윈모어호가 원유나 정제유를 환적하는 모습이 담겨있는 사진, 위위안호가 지난 8월 원산에서 석탄을 선적한 뒤 9월 러시아 홈스크에서 하역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지난해 12월 유엔 안정보장이사회는 릉라 2호, 을지봉 6호, 례성강 1호 등 북한 선박 3척과 팔라우 선적으로 알려진 빌리언스 18호를 미국의 요구대로 대북제재 블랙리스트에 지정했다. 반면 중국의 반대로 북한 삼정 2호와 중국인 소유 글로리 호프 1, 카이샹(Kai Xiang), 신성하이(Xin Sheng Hai), 위위안(Yu Yuan), 라이트하우스 윈모어, 삼정 2호 등은 제재 대상에서 제외됐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인이 소유한 글로리 호프 1호는 지난해 8월 5일 북한에 대한 석탄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안보리 결의 2371호가 통과된 직후 파나마 깃발을 달고 서해-대동강을 거쳐 북한 송림 항에 입항했다. 8월 7일 송림 항에서 석탄을 실은 뒤 중국 쪽 해안으로 나왔다. 북한을 드나들면서 AIS를 껐다.

또한 롄윈항 주변 해역에서 1주일 이상을 배회하던 글로리 호프 1호는 베트남 깜빠(Cam Hpa)항으로 이동, 북한에서 실었던 석탄을 하역했다. 베트남 항으로 진입하면서 다시 AIS를 껐다.

중국인 소유의 카이샹호는 지난해 8월 31일 AIS를 끈 채 북한 남포항에서 석탄을 실었다. 이틀 뒤 홍콩을 거친 뒤 베트남 깜빠항에서 석탄을 하역했다.

이어 같은 달 15일 중국 롄윈(連雲) 항에 접근하면서 AIS를 켠 뒤 항구에는 들어가지 않은 채 주변 해역을 맴돌았다. 미 정보당국은 글로리 호프 1호가 마치 중국 항에서 화물을 선적하는 것처럼 위장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했다고 WSJ은 전했다.

이외에도 신성하이호는 이틀 뒤 AIS를 끈 뒤 북한으로 향했고 같은 달 31일 북한 남포항에서 석탄을 실어 9월 말 베트남에서 석탄을 하역했다. 또한 지난해 8월 10일 중국에서 출발한 뒤 한반도 해역을 거쳐 같은 달 18~19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항 주변에 진입, 항구에는 들어가지 않은 채 인근을 배회했다. 이때는 AIS를 켠 상태로 러시아산 석탄을 선적하는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위치를 일부러 노출시켰다.

라이트하우스 윈모어호는 여수항을 출발한 뒤인 10월 19일 공해상에서 북한 선박인 삼정 2호에 정유제품을 선박 간 이전(ship to ship) 방식으로 이전한 사실이 적발됐으며, 우리 정부는 다음 달인 11월 여수항에 다시 입항한 라이트하우스 윈모어호를 안보리 결의에 따라 억류했다.

한편, AIS는 선박의 위치를 다른 선박과 위성·지상 소재 추적시스템에 전달하는 장치를 가리킨다. AIS를 끄면 다른 선박과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평양행을 들키지 않기 위해 이런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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