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NLL-경협 분리대응 전략 유지될까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에 직접 맞닥뜨리게 되는 사업과 여타 경제협력 사업을 분리하려는 현 정부 전략이 차기 정부에서도 유지될까.’

정부는 28~29일 개성에서 열린 서해 평화협력특별지대(이하 서해지대) 추진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세부 사업 중 해주경제특구 건설.해주항 개발 등을 NLL 문제와 직접 관련있는 공동어로.평화수역 운영 등과 분리해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공동어로구역 및 평화수역 설정은 장성급 군사회담에 맡긴 채 당분간 서해지대 추진위에서는 NLL과 관련한 남북간 입장 차에 관계없이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을 계속 하자는 구상인 것이다.

‘이견은 일단 미뤄두고 의견을 같이하는 분야부터 협력한다’는 이른바 ‘구동존이’(求同存異)식 접근을 꾀한 것이다

서해지대추진위 합의서에도 이 같은 정부의 입장이 반영됐다.

남북은 공동어로.평화수역 운영, 한강하구 공동이용 등에 대해서는 분과위를 내년 상반기 중 가동시킨다는 것 외에 뚜렷한 세부 이행 계획을 문안에 담지 못했지만 해주특구 및 해주항 개발을 위한 공동조사를 내년 1월31일께 실시한다는 계획에는 합의했다.

북측은 회담 초반 ‘공동어로구역 및 평화수역이 확정 안된 상태에서 나머지 다른 사업도 추진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었지만 결국 해주 공동조사 계획에 합의한데서 보듯 ‘가능한 일 부터 하자’는 남측 입장에 일단은 호응한 것으로 분석된다.

남측 구상은 NLL과 결부된 공동어로 및 평화수역 문제를 중.장기 과제로 돌린 채 해주특구 및 해주항 개발에 속도를 냄으로써 우선 서해에서 신뢰를 구축한 뒤 그 모멘텀을 활용, 미해결 과제까지 해결하자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정부 당국자는 “NLL문제는 숙제로 놔둔 채 긴장의 지대를 평화의 지대로 만드는 협력사업은 계속하자는 것”이라면서 “협력 사업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신뢰가 쌓이고 긴장이 완화되다 보면 자연스럽게 NLL 문제도 해결될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도 해주특구 건설, 해주항 개발, 한강하구 공동이용 등 경협사업은 NLL문제와 관계없이 추진하는데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추진 과정에서 NLL과 관련한 양측의 확연한 입장 차가 수면위로 불거지지 않도록 잘 관리하는게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결국 관심은 2월말 출범할 이명박 정부가 제2차 남북정상회담의 핵심이라할 서해 지대 구상을 계속 추진해 나갈지, 또 그 이행과 관련한 ‘구동존이’ 전략을 그대로 이어갈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 연구소 연구교수는 “NLL과 직접 관련된 사업과 덜 관련된 사업을 분리하는 접근 방식은 타당하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현재 예상되는 새 정부의 대북정책으로 미뤄볼때 NLL과 관련된 우리 입장을 신축적으로 적용하지 못할 경우 해주특구 사업 등의 진척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현 정부가 NLL, 서해 등 문제를 무리하게 밀어 붙이지 말고 차기 정부에 논의 자체를 넘기는 것이 좋다”며 “소모적 합의를 양산하는 것은 사업을 돌이키기 어려운 상태로 만들어 새 정부에 강요하는 느낌을 줌으로써 관련 논의에 대한 선입관만 나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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