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해상경계선’ 대안 없나

북한이 사실상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무효로 한다고 발표하면서 이를 대신할 해상군사분계선 획정 가능성에 새삼 관심이 쏠린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30일 성명을 통해 남북 불가침합의서와 그 부속합의서에 있는 서해 해상군사경계선에 관한 조항을 폐기한다고 선언하면서 서해 해상경계선 설정 문제가 또다시 부각됐다.

남북은 1992년 발효된 이들 문서에서 “해상불가침 경계선은 앞으로 계속 협의한다. 해상불가침 구역은 해상불가침 경계선이 확정될 때까지 쌍방이 지금까지 관할해 온 구역으로 한다”고 합의했다.

1953년 유엔군사령관에 의해 일방적으로 그어진 NLL을 대신해 남북 합의에 의한 새로운 해상경계선 획정 필요성에 일찌감치 공감한 것이다.

이에 따라 남북은 2007년 11월 평양에서 열린 제2차 국방장관회담에서 “해상불가침경계선 문제와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를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구성, 운영해 해결해 나간다”고 합의하고 지금까지 관할해온 불가침경계선과 구역을 철저히 준수하기로 했다.

당시 회담에서 양측은 차관급(북측 부부장급)을 위원장으로 국방부와 합참, 외교부 국장급 인사 등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 군사공동위 1차 회의를 조속히 개최키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북측은 아직 군사공동위 개최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군사공동위 개최 뿐 아니라 해상경계선 획정 문제가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새로운 해상경계선 획정 문제는 남북의 견해차가 심해 단시간 내에 해결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남측은 2006년 5월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개최된 제4차 장성급 군사회담 첫날 전체회의에서 NLL을 존중하고 남북기본합의서 상의 군사분야 합의사항을 이행한다는 두 가지 원칙에 입각해 국방장관회담을 열어 기본합의서에 언급된 군사적 합의사항 이행문제와 함께 협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북측에 전달한 바 있다.

이에 북측은 “서해 상에서 충돌방지를 위해 해양법 등 국제법과 정전협정에 따르는 해양경계선을 확정하자”고 맞받았다.

56년째 유지되고 있는 NLL을 중심으로 해상경계선이 설정돼야 한다는 입장과 NLL을 무시한 상태에서 근본적으로 새롭게 접근하자는 주장이 상충하고 있는 것이다.

남북은 이런 견해차로 서해 상에서 2차례 무력충돌을 겪으면서 평화적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는데 이 과정에서 서해 공동어로수역 설정 방안이 제기됐다.

일단 NLL을 중심으로 공동어로수역을 설정해 새로운 해상경계선 설정 때까지 무력충돌을 막자는 취지에서 이런 방안이 제시됐지만 공동어로수역 설정을 둘러싼 양측의 견해차가 워낙 커 제2차 국방장관회담에서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

남측은 NLL을 기선으로 ‘등면적 등거리’ 원칙을 제시했고, 북측은 NLL 아래쪽으로 4개의 공동어로수역을 설정하자고 맞섰다. 우리 측은 북측의 주장을 수용하면 NLL 무력화 뿐만아니라 인천 앞바다가 북측 선박에 무방비로 노출된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군사공동위에서 새로운 해상군사분계선을 설정할 때까지 남북이 이견을 절충, 공동어로수역 같은 ‘안전판’을 마련해 충돌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조성이라는 합의사항을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서해를 평화적으로 이용하는 방안에 대한 양측의 의견교환이 꾸준히 이뤄져야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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