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교전 4주기…마르지 않는 눈물

“바다만 쳐다봐도 화가 치밉니다. 나라를 위해 목숨바친 아들이 자랑스럽지만 바다에 배가 떠 있는 것만 봐도 가슴이 무너져 내려 바다 근처에도 가지 않습니다”(고 한상국 중사의 어머니 문화순(60)씨)

“천형이 딸이 벌써 다섯살인데 요새 자꾸만 아빠를 찾아 그럴때마다 가슴에 묻은 아들이 자꾸만 눈에 밟혀요”(고 조천형 중사의 어머니 임헌순(60)씨)

29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 서해교전 전적비에서 거행된 ’서해교전 전사자 4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유족들은 숨진 아들에 대한 기억이 되살아나 추모식 내내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눈물을 쏟았다.

유가족 19명과 참수리정 승조장병 14명, 해군 장병 등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40여분간 진행된 추모식은 시작부터 유족들의 흐느낌이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특히 김중련 해군2함대사령관이 추도사에서 숨진 장병 6명의 이름과 직책을 호명하며 고인들의 넋을 위로하자 유족들은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고, 헌화를 하면서도 연방 영정을 쓰다듬으며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유족들은 추모식이 끝난 뒤 전사자들의 얼굴이 새겨진 청동부조를 한참동안 어루만지며 4년전 부모의 품을 떠난 자식들의 생전 모습을 떠올렸다.

고 한상국 중사의 어머니 문화순씨는 “월드컵이 열린 4년전 오늘 상국이가 떠났는데 아들 생각이 나 이번 월드컵(경기)을 한번도 안봤다”며 “국민도 언론도 너무하다싶을 만큼 월드컵에만 신경쓰고 있지 않냐..”고 꼬집었다.

한 중사의 아버지는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정부나 국민이나 다(무관심한 것은) 똑같다”면서 “2주기나 3주기때나 자식잃은 부모가 무슨 할말이 있겠냐”고 정부의 무관심에 불만을 터뜨렸다.

고 조천형 중사의 어머니 임헌순씨는 부조상에 얼굴을 가져다댄 채 “천형아 엄마가 왔어”라고 울먹였다.

그는 “올해는 월드컵때문에 (희생자들에 대한) 관심이 멀어진 것 같다”며 “요새 부척 아빠를 찾는 손녀를 달래다 보면 내 가슴은 말할 것도 없고 며느리도 목이 메 가슴만 시커멓게 타들어 간다”고 말했다.

고 박동혁 병장의 어머니 이경진씨도 “엄마야, 엄마가 왔는데…”라며 아들 영정을 연방 쓰다듬으며 흐느꼈다.

고 윤영하 소령의 아버지 윤두호(64.해군사관 18기)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손사래를 치며 추모식 내내 눈물을 애써 참았다.

이어 참수리정에 오른 유족들은 아들의 직책과 임무 등이 기록된 사진액자를 어루만지며 또다시 눈물을 쏟았고, 승선장병들도 참수리정 곳곳을 돌아보며 당시 급박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울음을 쏟다 지친 일부 유족은 아들이 숨진 서해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북받치는 그리움에 숨이 차올라 일시적인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유족들은 서해교전 이후 매년 음·양력 기일, 현충일, 명절 등 1년에 5,6 차례씩 만나고 있으며 이날 4주기에 앞서 전날 2함대 군인 숙소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추모식에 참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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