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공동어로구역 설정 3대 과제

남북이 추진 중인 서해 공동어로구역은 북방한계선(NLL)을 둘러싼 양측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북측 해주만의 연평도와 우도, 연평도와 백령도 사이 NLL 해상에 설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공동어로구역은 다음 달 평양에서 개최되는 2차 국방장관회담에서 핵심의제로 다뤄진다.

공동어로구역이 국방장관회담에서 타결되기 위해서는 북측의 선(先) NLL 인정, 어로구역 설정에 따른 후속 군사부문 조치에 대한 북한 군부의 이행의지, 어로구역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양측 감시체계 등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먼저, 남측은 NLL을 중심으로 등(等)거리, 등면적 원칙에 따라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하자는 입장인 반면 북측은 NLL을 무시하고 가급적 NLL 남쪽 해상에 둬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북측은 지난 7월 10일과 16일 군사실무회담에 이어 같은 달 26일 끝난 제6차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NLL 이남 해상에 공동어로구역 5곳을 설정하자는 방안을 제시해놓고 있다.

북측이 국방장관회담에서 이런 입장을 철회하고 ‘NLL 존재’를 인정하는 선에서 협상에 나선다면 문제는 쉽게 풀릴 것으로 예측된다.

남측은 NLL을 근간으로 해서 공동어로구역이 설정돼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김장수 국방장관은 지난 5일 방북결과를 설명하는 브리핑에서 “공동어로구역이라는 것도 해상경계선이 있을 때 있는 것이지, 해상경계선이 없는 공동어로 수역은 무의미하다”며 “NLL을 중심으로 해서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함에 있어 해당 수역의 어족자원, 지형적 특징 등 여러 안보상 문제를 고려해서 국방장관회담에서 합리적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 일각에서는 NLL을 둘러싼 대립으로 공동어로구역 설정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가급적 NLL이 부각되지 않는 선에서 협의가 이뤄지길 기대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더 나아가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5일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전제회의에 출석, “우리나라 어느 공식 문서에도 NLL이 영토적 성격이라고 써 놓은 곳이 없다. NLL이 영토개념이라는 것이 어디에도 붙어있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이는 국방장관회담이 개최되기 전까지 NLL을 둘러싼 ‘남-남 갈등’을 예고해주는 대목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함께 공동어로구역이 설정되면 남북의 해상전력과 육상의 화력이 현재와 같이 유지되기 힘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어로구역 설정 및 군사력 재배치 등에 대한 북한 군부의 이행의지도 중요하다.

미국 해군지휘참모대학의 브루스 백톨 교수는 5일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에서 “공동어로구역이 설정되면 북한 군함이 이 지역을 순시할 수 없고 서해안을 따라 배치된 북한 미사일도 철수해야 한다”면서 “남북 철도 연결사업이 북한 군부의 반대로 아직까지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이런 군사적 신뢰구축 방안에 동의할 지는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북측 군부가 해주항과 강령반도 일대에 배치된 해상전력 및 미사일과 해안포 등의 재배치에 쉽사리 동의할 수 있겠느냐는 주장인 것.

김 장관은 이와 관련, 브리핑에서 “(남북)해군의 배치 같은 문제는 상대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별도의 합의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해 해상전력 재배치 문제도 협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공동어로구역을 제대로 운영하고 유지하기 위한 감시체계 문제도 난제로 꼽히고 있다.

어로구역 내에서 해군 또는 해양경찰(북측 해안수비대)이 감시활동을 맡게될지, 감시선박의 무장수준은 어느 정도로 할지 증이 주요 협의대상이 될 전망이다.

특히 출어기 때 어로구역에서 조업할 양측 어선 척수 및 조업과정에서 충돌시 중재방안, 선박 사고시 응급구난체계 등도 관심이다.

이와 관련, 김 장관은 “공동어로구역 내에는 군함이나 전투함정이 들어오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며 “순수 행정지도선, 비무장 경찰 조직의 어선 및 선박에 의해 운영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동어로 구역에 들어가는 어선의 척 수, 운영 기간, 마찰 및 충돌시 해결방안, 재해재난 구조 등 여러 합의사항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보수 성향의 한 예비역 장성은 “북측이 공동어로구역을 군사적으로 악용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며 “이를 방지하려면 남측이 북측 어선을 철저히 감시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한데, 서해안의 지리적 특성상 쉽지 않다”고 주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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