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진 “中도 대북정책 놓고 ‘중중갈등'”

서재진 통일연구원장은 14일 대북정책을 둘러싸고 “우리에게 남남갈등이 있듯이 중국도 ‘중중갈등’이 있다”며 “북한과의 혈맹관계를 중시하는 ‘전통파’와 국제사회내 중국의 위상을 중시하는 ‘전략파’가 대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 원장은 이날 저녁 서울 광화문 ‘남북협력포럼’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연구원이 지난달 27일 중국에서 중국 외교부 산하 중국국제문제연구소, 베이징대 국제전략문제연구소, 현대국제관계연구원 등과 돌아가며 대북정책에 관해 토론한 내용을 소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에 따르면, 전통파나 전략파나 북한의 비핵화라는 목표에선 같지만, 전통파는 점진적 해결 방식을 통해 북한 정권의 안정을 꾀하는 데 비해 전략파는 다른 6자회담 참여국과 공조를 통해 국제사회내 중국의 위상을 중시한다는 것.

전략파는 주로 미국에서 공부한 학자나 언론인, 기업인들로 이들은 ‘국제 전략가’를 자처하며 한반도만이 아닌 전 세계 질서와 중.미 양자 패권 구도를 염두에 두고 국제사회에서 용인하는 방식을 주로 고려하는데 그 수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는 것.

서 원장은 “우리와의 회의 석상에서도 전통파와 전략파가 서로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수년간 북한 체류 경험이 있는 전통파에 속하는 한 전문가가 북한의 현 대외 강경책은 후계체제의 안정적 구축을 최우선으로 하는 구도속에 전개되는 것이라고 해석한 것이 주목할 만 했다”고 말했다.

서 원장은 “이번 방중을 통해 중국이 북한의 핵을 절대 불용한다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며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남고 한국이 핵을 가지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떠보자 중국측 전문가들은 마이크를 집어 던질 듯 흥분했다”고 소개하고 “중국이 가장 우려하는 시나리오는 미국이 인도나 파키스탄에 대해서처럼 북한 핵을 용인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런 중국이 북한의 핵보유 기도 저지에 왜 그렇게 소극적이냐’는 질문에 중국측 전문가들은 “내정 개입을 안하게 돼 있는 유엔 헌장을 따라 북한을 통제하지는 못하지만 중국의 대북 정책은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는 것.

이는 중국의 대북 식량 및 원유 원조를 대북 영향력의 지렛대로서 활용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라고 서 원장은 해석하고, “북한의 대중 경제적 의존도를 높여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 중국의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통일연구원은 지난달 미국과 중국 외에 일본과 러시아에도 연구원들을 파견, 대북 문제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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