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설치되는 유엔 북한인권사무소가 드디어 어제 문을 열었습니다. 이 사무소는 북한 인권 상황을 감시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권유린행위를 빠짐없이 기록해 증거로 보존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서 북한당국에 의해 오늘도 거리낌 없이 감행되고 있는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 침해 행위들에 대한 유엔 차원의 책임 규명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유엔 북한인권사무소가 문을 연 것은 김정은 정권에게는 그야말로 큰 타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김정은 일가에 의해 3대째 자행되고 있는 북한 인민들에 대한 인권 침해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으면 이처럼 국제사회가 발 벗고 나섰겠습니까. 유엔 북한인권사무소 설치야말로 북한 인민이 당하는 고통을 국제사회가 결코 그냥 두고만 볼 수 없다는 의지의 표명입니다. 특히 책임 규명과 관련한 부분은 앞으로 인권 침해의 책임을 추궁하기 위한 활동으로써 인권사무소가 단순히 선언적 존재로만 머물지 않을 것임을 세계 앞에 천명한 것입니다.
김정은 정권은 유엔 북한인권사무소가 서울에 개설된다는 소식을 들은 후부터 안절부절 하며 격하게 반발해 왔습니다. 어제도 사무소가 개설되자마자 5시간 만에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특대형 정치적 도발행위이라느니 조선반도 긴장을 격화하고 대결을 고취하는 범죄행위라느니 한바탕 고아댔습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적대세력들의 무모한 반공화국 인권 모략책동을 단호한 초강경대응으로 끝까지 철저히 짓뭉개버릴 것”이라고 협박을 늘여놨습니다. 며칠 전에는 광주에서 열리는 세계대학생체육대회에도 참가하지 않겠다고 앙탈을 부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정권의 이런 반발이나 앙탈, 협박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을 귀중히 여기는 세계 그 어느 나라들에서 통할 리가 없습니다. 지금까지 3대째 버젓이 저지른 인권유린 만행들은 반드시 계산될 것입니다. 더더구나 인권은 각 나라마다 다를 수 없습니다. 북한 인민들도 이전 날의 인민이 아닙니다. 김정은 정권은 선대에 저지러진 책임까지 지지 않으려거든 이제라도 인권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유엔과 국제 사회 의지가 북한 내의 인권 상황을 크게 개선하는데 기여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이번 유엔북한인권사무소 개설을 다시 한 번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