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북한인권국제대회, 이것이 궁금합니까?

▲지난 10월 북한인권국제대회 개최 기자회견

오는 12월 8일 서울에서 개최되는 ‘북한인권국제대회’가 궁금하다. 주최는 누구인지, 어떤 목적으로 개최되는지, 재정은 누가 부담하는지 등등 행사 준비위에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행사 준비위측은 홈페이지(freenk2005.com)를 통해 이같은 궁금증을 깔끔이 정리하는 문답식 FAQ를 게시했다.

또 일부 잘못된 오해에서 빚어진 의문도 친절히 설명해놓았다. 특히 이번 대회가 미국의 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 주최로 개최된다는 점을 들어 미국의 대북정책과 연관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정리했다.

<프리덤하우스>는 미 대북강경파의 입김이 들어갔다는 일부의 지적이 무색하게 초당파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미국 내 대표적 인권단체다. 미국 민주당 소속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가 이사장을 맡았었고 현재는 비폭력저항을 주장하는 피터 애커만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

준비위 측은 “서울인권대회 재정 마련은 기본적으로 국내 참여 인사들의 회비와 대중적 모금을 통해 충당되고 해외인사 초청과 관련된 비용은 <프리덤하우스>에서 부담한다”고 덧붙였다.

– 아래는 <북한인권국제대회 관련 FAQs> 전문

본 준비위는 오는 12월에 서울에서 개최 될 북한인권국제대회에 대해 잘못 알려지거나 궁금해 하는 대목을 몇 가지 문답식으로 정리하였습니다. 이번 행사의 이해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1. 북한인권국제대회가 서울에서 열리게 된 과정을 알고 싶습니다.

미국 의회가 미국 정부에게 프리덤하우스에 1년 동안 북한인권국제회의를 개최하도록 200만달러(약 20억)를 지원하도록 요청하였으며, 올해 4월 미 국무부가 이를 수용, 국무부의 자금관리비용을 뺀 197만달러를 지원하여 지난 7월 19일 워싱턴에서 프리덤하우스 주최로 1차 북한인권국제회의가 열렸습니다.

프리덤하우스는 이후 서울과 유럽에서 각 한 번씩 국제회의를 열 계획을 갖고 한국내의 북한인권단체들과 논의한 결과 유엔인권선언 57주년인 12월 10일을 전후해 서울에서 회의를 열기로 합의하였습니다.

단 서울회의는 국내의 단체들이 중심이 되고 프리덤하우스는 한 부분으로 참여하기로 했으며, 오는 3월 벨기에의 브뤼셀에서 열릴 3차회의는 유럽내의 인권단체들이 주도하기로 합의하였습니다.

2. 미국정부가 프리덤하우스에 지원한 197만달러는 북한인권법에 근거한 지원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지난해 9월 미국상원을 통과한 북한인권법에 의해 부시 미대통령은 올해 8월 19일 제이 레프코위츠를 대북인권특사로 지명했지만, 아직 관련된 예산은 집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프리덤하우스에 지원한 돈은 북한인권법과 전혀 별개이며, 미 의회의 요청으로 국제회의 개최라는 목적을 명기해서 집행되는 것입니다.

3. 프리덤하우스(FREEDOM HOUSE)는 어떤 단체입니까?

프리덤하우스는 1941년 뉴딜정책으로 유명한 민주당 출신의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엘레노어 루스벨트가 주도하여 설립된 국제인권단체로 워싱턴과 뉴욕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이사회와 이사장이 지도부를 구성하며 100여명이 넘는 상근 실무자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난 1978년부터 매년 전세계 192개국을 대상으로 민주주의 및 정치자유를 비교평가한 ‘세계자유상황 보고서(Freedom in the World)’와 1980년부터 각국의 ‘언론자유 평가보고서(Press Freedom Survey)’를 발표하고 있는 것으로 매우 유명한데, 올해 프리덤하우스는 한국의 인권 수준을 58위로 북한은 미얀마, 소말리아, 투르크메니스탄 등과 함께 최하위 9개국에 포함시켰습니다.

곽노현 국가인권위 사무총장도 모 신문의 대담에서 프리덤하우스의 한국인권평가(58위)에 대해 적절하다는 평가를 하고 있듯이, 프리덤하우스의 각국 인권평가는 그 객관성을 널리 인정받고 있습니다.

프리덤하우스는 초당파적으로 운영되는데, 최근 북한을 방문했던 민주당 소속의 빌 리처드슨(Bill Richardson) 뉴멕시코 주지사도 이사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올해 9월 새 이사장에 선임 된 피터 애커만(Peter Ackerman)은 비폭력저항원칙의 주창자로 유명합니다.

따라서 한국내의 일각에서 프리덤하우스가 미국 네오콘의 영향 하에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한참 빗나간 난센스입니다. 이미 북한인권은 국제적으로 초당파적 주제가 되었으며, ‘북한인권을 거론하면 우파다’라는 기계적 도식은 현실을 무시한 억지입니다. 외국인들이 북한동포의 인권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면 고마워하거나 한국사회의 소극적 분위기를 부끄러워해야 되는데 이를 비난하는 것은 인간 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4. 이번 서울행사를 국내단체들이 주도한다는 구체적인 의미는 무엇입니까?

우선 행사를 위한 준비기구는 국내인사들이 중심이 되고, 프리덤하우스 등 해외 NGO의 참여를 개방하는 방식으로 조직하였고, 국제대회의 제반 행사 또한 국내에서 기획하고 주관해 나갈 예정입니다. 다만 해외인사초청은 상호 협의하되 국제적 인지도가 높고 국제적 인권네트워크를 가진 프리덤하우스가 주관하기로 하였습니다. 기본 재정은 국내에서 참여인사들의 회비와 대중적 모금을 통해 충당하고 해외인사 초청과 관련된 비용은 프리덤하우스가 부담하는 매칭펀드(matching fund) 방식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5. 이번 서울대회를 개최하는 목적은 무엇입니까?

이번 대회의 가장 큰 의미는 북한동포와 지척에 있으며 함께 피를 나눈 서울에서 열린다는 것입니다. 이전에 북한인권국제회의가 서울에서 열린 적이 있지만 대규모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정보통제 속에서도 북한주민들이 이 소식을 듣는다면 가장 기뻐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지난 7월의 워싱턴회의는 1,000여명이 참가하여 성황을 이루었는데, 서울대회는 더 뜨거운 열기와 호응을 전 세계에 보여주어 북한인권의 무풍지대라는 오명을 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됩니다.

서울대회의 목적은 우선 한국 내에서 북한인권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 있습니다. 지금까지 남한에 온 약 7,000여명에 이르는 탈북자들의 수많은 증언을 통해 북한사회의 인권 유린실태가 공개되었지만 아직도 구체적인 내용을 잘 모르는 국민들이 적지 않게 있습니다. 4.19와 6월항쟁 등을 통해 인권과 민주주의를 향한 염원을 전 세계에 알린 바 있는 우리는 북한동포의 인권문제에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요청받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이번 대회에서 북한정권에 전 세계인의 목소리를 담아 강력한 압력을 가하려고 합니다. 동서고금의 역사에서 선의를 바라는 방식으로 독재자의 인권유린이 개선된 적이 없습니다. 오직 강력한 여론의 압력만이 독재통치를 바꿀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서울대회가 북한인권을 위한 국제적 연대를 실현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미 국제적 중심이슈가 된 북한인권을 위한 범지구적 연대가 서울 행사를 통해 한 단계 더 발전된다면 뜻 깊은 일이 될 것입니다.

6. 북한의 인권문제 중에 이번 대회에서 어떤 주제를 주로 다룰 계획입니까?

북한의 인권문제는 탈북자에 대한 보복, 약 20만명으로 추정되는 정치범 수용소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수령 일인을 빼고는 주민전체가 극도의 공포와 통제 속에서 속박되어 있기 때문에 광범위한 내용들이 포함됩니다. 권력의 핵심부에 있는 사람들조차 수령의 눈 밖에 나면 하루아침에 가족은 물론 가까이 지낸 사람들까지 함께 강제수용소로 끌려가는 상황에서 일반 주민들의 상황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세 차례에 걸친 유엔인권위의 북한결의안에는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침해 실태에 대해 비인간적이고 잔인한 폭력과 고문, 공개처형, 불법구금, 법치와 재판 부재, 정치보복적 사형, 정치범 수용소, 여성의 인신매매, 강제유산, 영아 살해, 완벽한 사상과 정치적 자유 박탈 등이 거론되어 있습니다.

북한 내의 실상을 잘 모른다고 해도 지난 2003년 대구에서 유니버시아드 경기가 열렸을 때 북한에서 온 여성 응원단 단원들이 남북정상회담 사진이 담긴 현수막이 길가에 비를 맞으며 걸려있는 것을 보고 눈물을 흘리며 차에서 뛰어내려 현수막을 걷어서 행진하는 소동을 기억하실 겁니다. 이 행동이 진심이든 아니면 충성경쟁이든 상관없이 오직 수령 한사람을 위해 모든 사람들이 존재하는 사회가 최소한의 인권조차 보장될 수 있겠습니까?

지금은 중단된 신포의 경수로 현장에서도 한국직원이 김정일의 사진이 실린 노동신문을 무심코 깔고 않았다고 공사를 중단시키는 해프닝을 벌인 사실이 있습니다. 한국인에게 이럴 정도면 과연 자국민은 얼마나 혹독하게 통제하고 노예화하고 있을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탈북자에 대한 고문, 정치범수용소, 한국인과 일본인 등의 납치문제를 포함하여 일반주민들이 통상적으로 겪고 있는 재판 없는 투옥과 처형, 3대를 처벌하는 연좌제, 이른바 성분에 따른 극단적 차별, 여행의 자유 속박, 식량 등 외부지원 물품의 불공정한 배분, 관료들의 지위를 이용한 갈취와 성폭행, 모든 법의 우위에 있는 유일사상 10대강령 등 가능한 주제들을 다루어 볼 예정입니다. 이 주제들과 관련된 증언과 개선방안들에 대해 다양한 견해들을 모두 열어놓는 논의의 장을 만들 계획입니다.

7. 이번 서울대회가 한국내의 이념갈등을 증폭시킬 우려는 없습니까?

인권문제는 인류 보편의 가치인 만큼 이념적인 차이와 무관하게 관심을 가지는 것이 상식적입니다. 이미 유럽과 일본에서는 사회당 계열이나 심지어 공산당에서도 북한의 인권문제를 거론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과 친 민주당 계열의 NGO들이 함께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예컨대 미국의 진보계열 인권단체인 휴먼라이트워치(Human Right Watch)도 북한인권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유독 우리사회에서는 남북당국 간 관계를 고려한다는 이유로 정부와 통상 진보로 분류되는 세력들이 북한인권문제에 침묵하고 있어서, 북한인권에 대한 태도를 놓고 마치 이념적 갈등이 있는 것처럼 보일뿐입니다. 이런 비정상적인 상황을 이번 행사를 계기로 개선해 나갈 수 있으리라 기대해 봅니다.

지난 7월의 워싱턴 국제회의는 한국에서만 200여명이 참석했는데 열린우리당의 국제협력위원장인 정의용의원 외에는 여당과 진보단체들의 참여가 부진한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번 행사는 서울에서 열리는 만큼 정파와 이념을 초월한 광범한 참여가 이루어지길 기대합니다. 만약 준비위원회에 들어오기 어렵다면 각종 논의의 장에 참여하여 북한인권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것은 가능할 것으로 믿습니다.

2005년 11월 1일

북한인권국제대회준비위원회

김용훈 기자 kyh@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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