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평양 연락사무소 의미.실현가능성

미국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17일 워싱턴 포스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서울과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상호 설치할 것을 북한에 제안하면서 그 의미와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연락사무소는 정식으로 국교를 맺지 않은 국가 간에 외교 관계를 수립하기 위한 전단계로 상호간에 설치하는 사무소를 말한다. 또 대사급 외교관계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대사관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 기능 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상주 연락사무소 교환 설치는 국가간 외교 관계의 잣대를 적용하기 어려운 남북한의 특수한 상황을 감안한 상시 대화 시스템을 만들자는 구상으로 분석되고 있다.

사실 남북간에도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에 따라 1992년 9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내에 연락사무소가 설치됐다. 1996년 북한 잠수정 침투로 남북관계가 악화돼 그해 11월 폐쇄됐지만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한 남북화해무드 속에 2000년 8월14일 복원됐다.

그러나 이는 남북간 실무적인 대화를 위해 만든 채널이어서 양측 수도에 설치하는 연락사무소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수도에 각각 설치하는 연락사무소는 실무적 의미 이상의 정치적 상징성도 갖는다는 얘기다.

북한이 연락사무소 설치 제안을 수용할지에 대해 다수의 전문가들은 `현재로서는 성사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북한과의 사전 교감이 없었다는 청와대의 설명이 사실이라면 그 가능성은 더욱 낮아진다는 게 중론이다.

무엇보다 2000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가 큰 틀에서 화해.협력 기조로 운용되던 시절에도 남측이 몇차례 상호 연락사무소 설치 구상을 제안했지만 북한이 수용하지 않았다는 점이 이런 분석의 배경이 되고 있다.

정부는 이어 작년 제2차 남북정상회담과 그 이전 남북장관급 회담을 계기로 상호 연락사무소 설치 구상을 북측에 수차례 제안했지만 북측은 수용하지 않았다.

북측은 공식적으로는 `나라와 나라 사이에 설치하는 것을 남북간에 두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이유를 밝혔지만 속으로는 더 복잡한 계산이 있었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아직 남북관계의 발전 단계가 그 수준에 이르지 않았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고 연락사무소 설치가 갖는 정치적 상징성이 체제에 미칠 영향, 서울 연락사무소 인력에 대한 감독 문제 등을 고려해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이란 분석이 많다.

결국 다수의 전문가들은 이런 역사를 감안, 북한 당국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전면적으로 반대하고 나선지 불과 한달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상호 연락사무소 구상이 실현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남북관계 전문가는 “상호 연락사무소 설치는 남북회담이 완전히 정례화되고 제도화의 수준이 높아졌을 때 회담 채널을 상설화시킨다는 의미가 있다”면서 “남북연합의 초기단계에서 가능한 것으로 남북정상회담의 정례화보다 더 어려운 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