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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총학생회가 ‘총학생회와 학생정치조직의 분리선언’이란 제하의 성명서를 통해 “서울대 총학생회는 한총련 활동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며, 한총련은 각종 시위나 유인물에 서울대 총학생회를 포함시킬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 13년간 이어져 온 ‘한총련’과의 단절을 공식 선언한 것이다.
우리는 서울대 총학의 한총련 단절선언을 환영한다. 이미 오래전에 맹목적인 친북반미 선봉대가 되어버린 한총련의 시대착오적인 행태에 비해 약간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서울대 총학생회’라는 상징성을 감안할 때 오랜 학생운동사에서 매우 의미 있고 용기 있는 행동으로 기억되리라 확신한다.
과거 한국사회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 노력해왔던 학생운동이 오늘날 학생들과 시민들로부터 버림받고 따돌림 당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그 원인은 시대의 변화와 대중들의 정서를 바로 읽지 못하고 독선과 아집에 사로잡혀 변화와 혁신을 거부한 한총련에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 한총련이 맹목적인 친북반미 선봉대로서 자기 자리를 굳건히 하는 동안 학생과 시민들은 서서히 그들 곁을 떠나갔다.
“96년 연대사태 이후에도 ‘한총련’은 반성과 변화 없어”
96년 연세대에서 있었던 좌경적인 ‘반미 통일투쟁’은 결국 5000여 명에 육박하는 대학생들이 연행,구속됐다. 뿐만 아니라 무고한 시민을 프락치로 몰아 감금, 구타해 목숨을 앗아가는 등 파렴치한 행위로 인해 학생들과 시민들로부터 도덕성을 상실했다. 그러나 한총련은 그 이후에도 자신들의 사상·이념과 활동에 대한 겸허한 반성보다 전술상의 몇 가지 변화로 대중들을 기만하는 것 이외에는 그 어떤 변화의 모습도 찾아 볼 수 없었다.
맹목적이고 무조건적인 친북반미 투쟁이 있는 곳이면 언제나 그 중심에는 한총련이 있었고, 그들 스스로 영웅주의와 좌경주의의 포로가 되어가고 있다. 그들은 ‘우리 민족끼리’와 ‘통일’을 주술처럼 외치면서도 300만이 넘는 북한 주민들이 기아와 굶주림, 독재의 희생양이 되어가고 있을 때도 여전히 북한 정권에 동조하며 반미선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미 서울대 이외에도 많은 대학에서 한총련 탈퇴를 선언했다. 대학 총학생회 선거에서는 한총련 후보이면서도 한총련 후보라는 것을 학우들에게 숨기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는 해프닝이 연출되기도 했다. 학생들과 시민들의 여론을 감안해 볼 때 이미 한총련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학생운동은 그 마지막을 향해서 치닫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총학생회와 정치조직 분리선언 시의적절”
아울러 서울대 총학의 ‘총학생회와 학생정치조직의 분리선언’에도 매우 공감한다. 총학생회가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와 정서를 대변하기 보다는 학내 정치세력 간의 이전투구의 장이었음을 볼 때, 분리선언은 매우 시의적절한 조치라고 본다.
하지만, 한 가지 우려되는 부분은 서울대 총학생회의 ‘정치활동의 전면중단’ 선언이다. 맹목적이고 극단적인 친북반미를 외치며, 대화와 협력보다는 폭력적인 투쟁을 일삼는 한총련과의 단절 선언은 매우 용기있는 결단이지만, 총학생회가 절대적으로 비정치적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정치활동에 대한 전면적인 배제보다 대학생이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함께 할 수 있는 내용이라면, 학생들에게 올바른 사회적 의식을 함양하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세계를 볼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 또한 총학생회의 작지만 소중한 역할이 아닐까 생각한다.
끝으로 다시 한 번 서울대 총학의 용기 있는 행동을 환영한다. 아울러 평택에서 수구좌파들과 함께 공권력을 향한 폭력 시위를 통해 맹목적인 친북반미의 선봉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을 한총련 소속의 학생들이, 서울대 총학생회와 학생, 시민들이 던지는 메시지에 진지하게 귀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익환/북한인권청년학생연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