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총학생회가 학생운동 단체인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을 탈퇴하고 모든 학생 정치조직과 분리를 선언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10일 오후 서울대 문화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총련 등 학생정치조직은 폭력적이고 불합리한 운동방식, 비민주적인 의사결정 구조 등으로 다수 학생의 관심과 괴리되면서 학생회 주인인 학우들을 학생운동 객체로 전락시켰다”며 탈퇴 의사를 밝혔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1990년대 말부터 비운동권 계열의 지도부가 당선되며 탈운동권 움직임이 일었지만 한총련과 단절을 공식 선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총학생회는 “한총련 탈퇴와 함께 전국학생연대회의(연대회의), 전국학생회협의회(전학협),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등 학생정치 조직과도 분리돼 있음을 선언하며 임기 내에 가입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황라열(종교학과ㆍ29) 총학생회장은 “대다수 서울대생은 맹목적인 투쟁 일변도의 학생운동에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총련 활동에 서울대 총학이 참여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탈퇴 이유를 밝혔다.
그는 “그동안 한총련에 탈퇴 의사를 밝혔지만 한총련 측에서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했기 때문에 기자회견을 통해 대내외적으로 한총련과 단절을 공식 발표하게 됐다”며 “앞으로 한총련은 각종 시위나 유인물에 서울대 총학생회를 포함시켜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황씨는 총학회장 선거 당시 한총련 등 학생정치조직 탈퇴, 학생회와 학생정치조직의 분리를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됐다.
그러나 서울대 총학은 이날 한총련 탈퇴를 선언했지만 운동권 계열의 단과대 학생회는 한총련 등 정치 조직과 연계를 계속한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1987년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에 이어 1993년 출범한 한총련은 대학 학생회를 대표하는 조직으로 과격한 투쟁 방식으로 친북·반미 논쟁을 일으켜 온 단체다.
서울대 총학의 이번 결정은 한총련을 탈퇴하지는 않았지만 일부 독자 노선을 걷고 있는 비운동권 계열의 다른 대학 학생회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