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씨 망명건은 북한인권법과 전혀 무관’

최근 탈북자 서재석씨에 대한 로스앤젤레스 이민법원의 망명허용 판결은 북한인권법과 ’전혀 무관한(completely different)’ 것이므로 서씨에 대한 판결이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의 미국 망명 선례가 돼선 안된다고 미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

이는 북한인권법의 적용 대상은 북한 주민이나 중국 등에 있는 탈북자들이며, 이미 한국에 정착해 한국 국적을 취득한 탈북자들은 아니라는 미 정부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것이다.

북한인권법은 302조에서 “이 법은 결코(in any way) 북한 주민들이 한국 국적을 취득할 권리를 손상하거나(prejudice), 이미 한국 국적을 취득한 탈북자들(former North Korean nationals who have availed themselves of those rights)에게 적용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조항은 다만 “북한 주민들이 한국 헌법에 따라 한국 국적을 취득할 권리가 있다는 이유로 미국에 난민지위나 망명을 신청할 자격이 박탈돼선 안된다는 점을 명확히” 함으로써, 미국의 해외공관이 탈북자의 망명신청에 대해 한국으로 가야 한다며 거부하는 것을 금지했다.

미 정부 관계자는 지난 2일(현지시간)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서씨에 대한 이민법원의 판결을 들여다 보고 있다”며 “우리도 (법원 결정에) 놀랐다(surprised)”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외교소식통은 서씨 사건은 미국 전역의 이민법원에서 매년 다루는 수만건의 망명재판중 하나로서 행정부의 주목을 끌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정부 관계자는 “서씨에 대한 망명 허용은 북한인권법과 전혀 무관한 것”이라고 말하고, 이민법원이 행정부측의 의견을 물어본 결과가 아니냐는 질문에 해당 지역법원의 ’독자적(independent)’ 결정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 행정부가 서씨 사건이 선례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국토보안부가 항소하거나, 이미 한국 국적을 취득한 탈북자가 북한인권법에 따라 ’북한 국적자’로 분류되는 일이 없도록 이 법의 취지에 대한 행정부 입장을 각 지역 이민법원들에 전달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인권법 제정 후, 서씨 이전에도 탈북자 출신 이복구(가명)씨가 노동허가를 얻어 부인과 함께 미국에 체류중이지만 이 역시 북한인권법에 따른 것이 아니라 2003년 미 상원 청문회에서 북한의 미사일 문제에 관한 증언을 한 데 따른 증인보호 프로그램의 적용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미국내 한 탈북자 지원단체 관계자가 4일 말했다.

김씨는 부인과 함께 워싱턴 지역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자 지원단체 관계자들은 서씨에 대한 로스앤젤레스 이민법원의 망명 허용 판결로 미국의 탈북자 수용 정책이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의 미국 망명을 허용하는 쪽으로 크게 바뀐 것으로 잘못 알려져 이들의 미국 불법입국 러시가 일어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2004년 북한인권법이 제정됐을 때도, 탈북자들에 미국 문호가 크게 개방된 것으로 잘못 알려져 이미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수십명이 캐나다 등을 통해 불법 입국한 뒤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살고 있거나 포기하고 한국에 되돌아간 선례가 있다.

최근 한국 정부로부터 탄압을 받았다며 망명을 신청한 탈북자 출신 마영애씨 사건도 당초엔 미 국무부와 국토보안부 등의 ’관심권’이 아니었으나 마씨의 탄압 주장이 언론에 크게 보도됨에 따라 행정부측이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무부 관계자들은 북한인권법 제정 이래 의회 청문회 등에서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는 이 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해왔고, 대북인권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수전 솔티 디펜스 포럼 회장도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탈북자의 미국행 지원 대상은 중국이나 동남아 등에서 ’절박한 상태’에 처한 탈북자들이라고 말했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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