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독의 동독 이탈주민 ‘맞춤형’ 지원 본받아야”

서독이 동서독 독일을 이루기까지 동독 이탈주민들에게 연령, 성, 직종별로 세분화된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을 운용한 점을 우리의 북한 이탈주민 지원책 수립과 시행에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박정란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이 주장했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한반도평화연구원(원장 윤영관)이 ‘서독의 동독 이탈주민 정착지원을 통해 본 북한 이탈주민 지원 방안’이라는 주제로 8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개최한 포럼에 제출한 발표문에서 “독일의 경우 동독에서 서독으로 이주가 허용됐고 이주자도 훨씬 많았다는 점 등에서 탈동독과 탈북한은 다른 ” 점을 인정하면서도 지원 방식 문제에선 배울 점이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서독 정부가 동서독 통합을 염두에 두고 장기적 차원에서 인적 자원 개발에 집중한 점, 여성, 청소년 등 대상별로 특성화된 지원의 필요성을 깨닫고 대상별 지원 체계를 구축한 점 등을 본받을 원칙으로 꼽았다.

이 가운데 인적자원의 특성을 고려한 생애 주기별 맞춤형 지원과 관련, 서독은 30세에서 50세까지의 동독이탈 대졸자들에 대해선 동독의 자격증이 전혀 인정되지 않거나 부분 인정되는 경우 학업을 추가 이수할 수 있도록 장학금 혜택을 줬다고 박 연구위원은 설명했다.

이에 비해 북한이탈 주민의 경우는 북한에서 가져온 자격증이 남한에서 제대로 활용될 수 없는 상황임에도 대학 진학시 학비 지원이 35세 미만에 대해서만 이뤄지고 있다.

서독은 또 동독 학자들이 서독으로 이주하면서 학술연구 경력면에서 불이익을 받는 것을 고려해 이주 학자들을 채용한 대학측에 최장 2년까지 인건비를 계약 사무직 기준으로 지원했다는 것.

직업 교육훈련 분야에서도 서독은 동독 이탈주민에게 일을 하면서 동시에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사업체에서 일과 훈련을 병행할 수 있도록 했고, 자영업 개업을 희망하면 유리한 조건의 융자를 제공했다고 박 연구위원은 설명했다.

그는 특히 북한이탈 여성이 북한이나 탈북후 제3국에 남겨둔 자녀들의 양육을 지원하는 방안도 서독에서 찾아봤다.

탈북 여성들이 남한에 입국한 후에도 제3국에 두고 온 자녀 양육비를 구해야 하는 부담때문에 직업훈련에 집중 못하고 있는데, 서독은 연방자녀수당법에 따라 일정한 조건을 갖추면 동독이나 동베를린에 살고 있는 자녀 양육을 지원했다는 것.

박 연구위원은 “우리가 당장 서독의 사례를 도입하기는 어렵겠지만 최소한 제3국에 남아있는 탈북자 자녀들을 지원하는 문제에 우선 인권 차원에서 접근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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