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독은 인권대신 ‘인간해방’ 표현 사용”

▲동독 주민의 집단 탈출로 정권을 마감한 에리히 호네커 전 동독 국가평의회 의장(1912∼1994)

남한과 북한의 통일은 점진적인 절차에 의해서가 아니라 공산정권의 붕괴로 급격히 이루어질 것이라 주장이 제기됐다.

30일 오전 독일 통합 과정 연구로 유명한 프레드리히쉴러대학의 하이너 교수(유럽역사학)는 민화협과 아데나워재단이 공동 주최한 ‘독일 통일과 국제협력, 동서독 교류가 한반도에 주는 교훈’이라는 간담회에서 “남북한은 일련의 프로세스(절차)를 통해 통일되지는 않을 것”이며 “공산정권이 붕괴되면서 급격한 통일이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이너 교수는 “자유화와 비자유화가 평준화 될 수 없듯이 민주주의와 독재 사이에도 통일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또 그는 한반도와 독일을 비교하며 “독재, 계획경제, 인권부재, 낮은 생활수준으로 특징지을 수 있는 북한은 예전 동독과 비슷하고 민주주의, 시장경제, 인권.기본권 보장이 특징인 남한은 서독과 마찬가지”라며 “한반도와 독일은 많은 유사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독일의 경우 동.서독간 전쟁으로 분단된 것이 아니며, 분단장벽이 동독 일방에 의해 세워졌고, 설령 분계선이 존재했어도 교류가 허용됐다”며 “남북간 화두인 화해라는 주제가 동.서독에서는 이슈화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인권 문제와 관련해서는 “서독이 동독을 지원하면서 이산가족 상봉 확대와 선물 교류, 유산상속 허용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인간해방’이라는 조건을 내걸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당시 ‘인권’이라는 용어를 쓸 경우 동독이 교류의 문을 닫아 걸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 ‘인권’대신 ‘인간해방’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한다.

토론자로 참가한 한신대 이해영 교수(국제학부)는 “인권 문제가 동.서독 교류와 통합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남북관계에서는 고도로 민감한 문제”라며 “남측이 인권문제를 어떻게 제기하는가를 결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라며 한국 정부 입장을 대변했다.

하이너 교수는 이날 저녁에는 화해상생마당과 평화재단이 주최하는 전문가포럼에 참석, “독일통일 이전 서독정부의 역할과 국제정세”라는 제목으로 독일 통일 당시 서독정부의 국가전략을 설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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