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 : 매주 북한 경제에 대해 알아보는 ‘장마당 동향’ 시간입니다. 날씨가 조금 풀려서 그런지 곳곳에서 김치를 담그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북한에서는 여기보다 좀 더 일찍 김치를 담근다고 하는데요. 오늘 이 시간에는 북한 주민들의 김장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자리에 강미진 기자 나와 있는데요. 강 기자, 관련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 네. 저도 얼마 전에 김장을 했는데요, 북한에서 김장을 하던 것과는 비교도 안 되는 적은 양을 한다고 어머니가 옆에서 한 소리 하시더라고요, 내년 김장 할 때까지 충분한 양이라고 말씀 드렸는데도 어머니는 걱정이 되는 듯 안심을 못하셨는데요, 북한 주민들은 김장을 ‘반 년 식량’으로 생각하고 있고, 양도 몇 포기가 아니라 몇 백 킬로그램을 마련한답니다. 그래서 어머니가 마음을 놓지 못하시는 것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는데요, 오늘 시간을 통해 북한 주민들의 김장 분위기와 지역별 김치종류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진행 : 벌써부터 북한 지역별 김치는 어떤 맛일지 궁금해지고 입안에 군침이 돕니다. 어떤 종류가 있는지 들어볼까요?
기자 : 김치 하면 통배추 김치가 먼저 생각나죠? 아마도 대부분 주민이 공통으로 통배추 김치를 만들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드는데요. 통배추 김치는 북한 대부분 지방들에서 먹는 김치입니다. 다만 남한의 김치보다 양념이 적게 들어가긴 하지만, 시원하고 담백한 맛을 낸다고 보시면 됩니다. 북부고산지대에서는 고춧가루를 많이 넣지만 함경도 이남 지방은 고춧가루를 적게 넣은 것이 특징이거든요.
다음으로 소개할 것은 깍두기인데요, 북한의 깍두기는 남한의 깍두기와 달리 양념을 적게 넣고요. 크기도 1.5cm정도로 작게 썰어 담그는 것이 보통입니다. 양강도와 함경도 지방에서 깍두기를 주로 담그는데, 봄날이면 깍두기가 뭉그러지며 맛이 변하기 때문에 적당한 양을 담근답니다. 하지만 여기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홍수피해를 본 함경북도 지역 주민들은 올해 김치마련에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진행 : 일반적으로 북한도 한국의 김치와 크지 다르지 않다는 느낌이 들긴 하네요, 다른 김치도 소개해 주시죠.
기자 : 네. 평안남도, 황해도 지방에서는 동치미를 많이 담그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한국의 동치미와 비슷하게 만든다고 보시면 됩니다. 동치미는 톡 쏘면서 시원한 맛을 내기 때문에 국수를 먹을 때도 좋고 특히 석탄을 많이 사용하는 지역에서 탄내나 가스를 맡았을 때 동치미 국물을 한 사발 들이키면 거뜬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매운 것을 좋아하는 북부 고산지대와 달리 평안도 황해도 지역에서는 김치에 양념을 넣기보다 백김치를 많이 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고춧가루를 비롯한 양념을 넣지 않아 김칫국은 달고요. 백김치는 사이사이에 통무를 함께 넣어 한결 깊은 맛을 선보이기도 하죠. 이런 쩡한 백김치 물로 봄날이면 국수를 말아먹기도 한답니다.
진행 : 지역별로 조금씩 특징이 있네요, 가만히 보면 종류도 한국의 김치와 비슷한 것 같은데요?
기자 : 네. 북한에서는 채김치로 불리는 무생채도 깍두기처럼 손님용이나 명절용으로 조금씩 담그는데요, 채김치는 김치 중에서 제일 먼저 뭉그러지기 때문에 상류층 가정들에서도 조금씩 담근답니다. 저의 집에서는 다른 김치를 서너 독 담근다면 채김치는 작은 오지독에 하나만 담갔던 기억이 나네요. 일부 가정들에서는 양념이 적게 든다는 이유로 채김치에 양념을 많이 버무려 통배추김치 포기사이에 넣기도 합니다. 채김치는 주로 북쪽 지역에서 많이 담그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다음 소개할 김치는 갓김치인데요, 한국의 갓에 비하면 삼분의 일 정도로 작게 자란 것으로 김치를 담근답니다. 일부 가정들에서는 15cm 정도 자란 것도 김치를 담그는데 맛은 크게 자란 것이나 작은 것이나 비슷하거든요. 갓김치는 양강도와 함경도 지방에서 유명하고요. 특별한 양념이 없이 소금물에 절여 먹어도 쩡한 맛을 내기 때문에 생활이 어려운 가정들에서도 흔히 담근다고 보시면 됩니다. 자라는 시기도 짧고 재배도 쉬워 일반 주민들도 흔히 만들어 먹는 김치이구요, 겨울을 난 갓김치는 그 맛이 일품이거든요, 삶은 감자에 갓김치를 곁들이면 감자 맛도 김치 맛도 모두 일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답니다.
북한의 갓김치는 남한의 갓김치와 달리 양념을 전혀 넣지 않거나 적게 넣는 것이 특징입니다. 지금 저희 국민통일방송을 듣고 계시는 북한 청취자 중 오늘 삶은 감자에 갓김치를 드신 분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밖에도 개성지역의 보쌈김치도 있고요, 북부지역의 주민들이 잘 만들어 먹는 콩나물김치도 있습니다.
진행 : 지금까지 북한 주민들이 즐겨 먹는 김치종류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김치재료들은 어떻게 해결하는지, 김장철이면 배추나 무 가격이 어떻게 되는지도 궁금합니다.
기자 : 도시나 농촌에 사는 주민들의 김장재료 구입이 조금 다를 수 있는데요, 농촌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대부분 자체농사로 해결을 하려고 하고 있거든요.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나 무는 물론 고추와 마늘까지도 개인텃밭에서 생산하여 김치를 담그기 때문에 재료구입에 있어서는 걱정을 크게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일하고 있는 직장에서 해결해주지 않는다는 점을 십 수 년 세월을 통해 체득한 주민들이 이렇게 자체해결에 나서 것이죠. 일부 기관들에서는 직장 부업기지에 김장용배추와 무를 심어서 종업원들에게 분배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농촌주민들은 자체로 해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답니다.
하지만 도시에서는 대부분 시장을 통해 김장재료를 구매하게 되는데요, 배추는 물론 양념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들을 다 구매해야 한답니다. 지난주 연락이 닿은 북한 주민에 따르면 현재 평안남도 평성 시장에서 배추 1kg의 가격은 1800원이고 무 1kg은 1000원, 고추와 마늘은 각각 2만 5000원, 1만 5000원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양강도에서는 김장이 다 끝난 후여서 그런지 배추가 조금 하락한 가격에 판매된다고 하네요.
진행 : 지금까지 북한 주민들이 반년식량 김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지역별로 어떤 김치들이 유명한지 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난주 장마당에서의 물가동향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 네. 지난주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최근 북한 장마당에서의 물가 동향 알려드립니다. 북한 내륙지역에서의 탈곡이 한창임에도 불구하고 쌀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먼저 쌀 가격입니다. 1kg당 평양 5000원, 신의주 5000원, 혜산 5500원에 거래되고 있고 옥수수 1kg당 평양 1080원, 신의주 1110원, 혜산은 12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정보입니다. 1달러 당 평양 8160원, 신의주 8120원, 혜산은 8170원이구요, 1위안 당 평양 1210원, 신의주와 혜산은 12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일부 품목들에 대한 가격입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3000원, 신의주 13500원, 혜산 15600원, 휘발유는 1kg당 평양 8200원, 신의주 8150원, 혜산에서는 8400원, 디젤유는 1kg당 평양 5800원, 신의주 6000원, 혜산은 585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