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환국군포로 사회적응프로그램 제공 못받아”

▲ 15일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는 생환국군포로와 미귀환국군포로2세들의 현 생활실태와 향후 개선대책 마련에 대한 포럼이 진행됐다. ⓒ데일리NK

정부가 생환국군포로에 대해 연금 및 사회정착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으나 남과 북의 이질적인 삶과 노령으로 인해 사회 적응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6·25국군포로가족회(대표 이연순.가족회)’가 주최한 ‘귀환국군포로와 미귀환국군포로 2세들의 현 생활실태와 향후 개선 대책 마련’이라는 주제의 포럼에서 가족들의 이 같은 증언과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연순 대표는 이날 “2007년 7월부터 생환국군포로의 70여명의 가정을 모두 방문해 정착생활을 조사했다”며 “편안한 안식처에서 여생을 보내고 계실 거라 생각했는데, 거의 모든 분이 가슴 아픈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가며 살아가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생환국군포로들은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아무런 교육프로그램도 제공받지 못해 재산관리능력조차 미약한 상태로, 연금과 정착금은 브로커나 아들, 친척, 조카 등에게 빼앗긴 상태였다”며 “홀로 지내야 하는 귀환국군노병에게 여생을 마음 편히 보낼 수 있는 생활공간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연금 관리체계를 마련하고, 대한민국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사회적응훈련과 다양한 경험을 체험케 하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가족회는 이날 발표한 건의문을 통해 “억류지(북한)에서 사망한 미귀환국군포로 유해송환문제를 북한에 강력히 촉구해야 한다”면서 “생환국군포로들의 현 생활실태를 철저히 조사해 안정적인 노후를 안정적으로 보낼 수 있는 시설 등이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족회는 6.25전쟁으로 인해 8만8천명의 실종 및 국군포로가 있었지만, 전쟁이 끝나고 대한민국으로 돌아온 국군포로는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8천3백43명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중 전사 1만3천836명, 나머지는 행방불명 및 실종으로 처리됐다며 미송환국군포로는 대략 5만~6명 이상이라고 밝혔다.

또한, 1994년 이후 14년 동안 국군포로 74명만이 탈출해 대한민국으로 귀환했지만, 그중 13명은 과중한 스트레스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달 12일 국방부는 작년 말 기준으로 560명의 국군포로가 북한에 생존해 있는 것으로 추정했고, 북한에 억류돼 있는 미송환국군포로의 송환문제를 국가적 책무이행 차원에서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이날 포럼에는 80여명의 국군포로 가족들과 황진하 국회의원, 서정갑 국민행동본부장, 6.25납북가족인사협의회 이미일 이사장,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와 국방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