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마다 떡 해놓고 기다렸어요”

“오빠 생일마다 엄마가 떡 해 놓고 기다렸어요”

27일 광주 북구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사 화상상봉장에서 한순옥(65.여)씨는 북쪽에 사는 큰 오빠 한장철(76)씨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날 오전 한장철씨는 남쪽에 있는 동생 재철(70), 순자(68.여), 순옥, 매제 오종환(65)씨 등 6.25 때 헤어진 가족을 화면으로 만났다.

“오빠 생일이 대보름이었잖아요. 엄마가 촛불 켜놓고 빌고 그랬어요…그러던 어머니는 1997년 돌아가셨어요”, “아이구 막내야 그런 것까지 다 기억하냐..엉엉”

반세기 만에 다시 만난 4남매는 막내 여동생의 총총한 기억력에 울음을 떠뜨리고 말았다.

감격 복받친 울음은 한 순간, 한씨 남매는 상봉의 기쁨에 그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자녀들은 몇명인지, 아픈데는 없는지, 집은 어딘지 쉴새 없이 질문을 쏟아내며 서로의 안부를 확인했다.

한씨 남매는 그리운 혈육을 만나 반가웠지만 동시에 눈앞의 가족을 보듬을 수 없는 현실에 어찌할 수 없는 아쉬움도 느꼈다.

순옥씨는 “오빠를 이렇게 보니까 좋은데 손이라도 잡아보고 하루 저녁 같이 집에서 같이 자고 싶고 그러네요”라고 아쉬움을 드러냈고 한장철씨는 “나는 손이 아니라 너를 업고 다니고 싶다”고 말했다.

북쪽의 한씨는 혈육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듯 돌아가신 부모님 제사를 모시겠다며 동생들에게 부모님 기일을 확인하기도 했다.

한편 밖에서 모니터로 상봉 장면을 지켜보던 한재철씨의 아들(38)은 감격어린 순간을 놓치기 아쉬운 듯 휴대전화를 꺼내 상봉 장면을 카메라에 담기에 여념이 없었다.

아쉬운 상봉 시간이 저물고 분단의 비극을 체감하는 듯 4남매는 “생각도 못한 상봉을 해서 너무 반갑다. 앞으로 반드시 모여 살기 위해 꼭 통일을 위해 노력하자”며 기약없는 이별을 했다.

한편 이날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사 상봉장에서는 정도섭(68)씨를 비롯 남쪽에 사는 3가족 14명이 화상으로 2시간씩 북쪽의 가족과 만났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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