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난 탈북의 비극…20대女, 보위부 상습 성폭행에 극단적 선택

함경북도 회령시 인계리 인근 초소. 초소 사이 북한 경비대원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함경북도에서 탈북을 시도하다 보위부에 체포된 20대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3일 데일리NK에 “지난달 말 회령시에서 도강(渡江)을 시도하다 시보위부에 체포된 김 모(20대‧女) 씨가 죽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 씨는 회령시 유선노동자지구 거주자로, 어려서 부모를 잃고 동생과 함께 생계를 이어 가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경봉쇄에 따라 생계가 갈수록 막막해지자 탈북을 결심하고 국경연선에 들어섰다가 잠복 중인 국경경비대에 체포돼 회령시 보위부로 넘겨졌다.

이런 가운데, 김 씨는 예심 첫날부터 예심원과 계호원으로부터 가혹한 폭행을 당했다. 심지어 저녁이 되면 예심원과 계호원이 교대제로 불러내 성폭행과 성희롱을 일삼았다고 한다.

이 같은 고통은 끝나지 않았고 결국 지난달 30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당국은) 김 씨와 같이 탈북하다 체포된 대상들에 대해서는 그(보위부) 안에서 죽이든 살리든 누구도 책임을 묻거나 따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도강 및 탈북에 대한 북한 당국의 인식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에 상대방 국가 정부가 월경(越境)자를 처벌·강제 송환하는 경우는 보편적인 현상이지만, 자국 정부가 자국민의 월경에 대해 이처럼 공권력을 통해 ‘보복’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인권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한편 이른바 코로나 경제난이 심화되면서 북한 당국의 도강 및 탈북 감시도 점차 강화되는 추세다.

특히 북한 당국은 올해 들어 코로나 방역을 명목으로 전기 철조망 및 장벽을 설치하는가 하면 도강 방지 차원에서 공안 기관의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

아울러 당국이 주민들의 탈북을 차단하기 위해 월경전과자에 대한 전방위적인 추방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동시에 중국 지역에서도 CCTV가 확충되는 등 단속 강화가 이뤄지면서 탈북자의 규모는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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