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주민들 속에서 미신행위가 성행하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전해왔다. 강력한 대북 제재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이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주술적인 힘에 기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양강도 소식통은 26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주변에서 최근 들어 ‘용한 점쟁이’를 찾는 주민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며 “평소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던 주민들도 요즘 장사가 잘 안되거나 힘든 상황이 지속되면서 미신을 보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최근 달리기(유통업) 장사꾼들은 ‘점을 보지 않고 길 떠나는 게 불안하다’고 말하곤 한다”면서 “또한 ‘심통히 맞히는 점쟁이가 있다면 백리 밖이라도 갈 용기가 있다’고 떠들어 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에는 점쟁이를 찾아서 결혼식 날을 받아오고 심지어 애기 이름도 지어달라고 부탁을 하고 있다”면서 “주변에 잘 맞히는 점쟁이(무속인)가 있다는 소문이 나면 그런 집은 새벽부터 늦은 시간까지 사람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고 소개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연이은 대북제재로 북한 장마당 경제가 이전보다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시장을 이용하는 주민들도 줄어들고 덩달아 장사꾼들의 생계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상황이 주민들이 미신을 믿게 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힘들 때일수록 어디엔가 의지하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손톱발톱을 주머니에 넣고 가면 물건을 잃어버리지 않는다’ ‘장사에 손해 보지 않으려면 소금에 고춧가루를 섞어가지고 다녀라’ 등의 말도 유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에 부작용도 만만찮다. “이렇게 점을 보려는 주민들이 많아지면서 최근에는 가짜 점쟁이들도 생겨나고 있어 피해사례도 증가하고 있다”는 것.
또한 소식통은 “대부분 주민이 미신을 믿어 ‘너는 물이고 나는 흙이니까 우리는 맞지 않는다’는 식으로 서로를 경계하는 일들도 나온다”고 부연했다.
가정 내 다툼으로 번지는 경우도 있다. 소식통은 “보천군의 한 가정에서는 부모의 회갑날짜로 자식들 간 큰 다툼이 있었다”며 “점으로 본 날짜를 고집하는 자식과 부모의 생일에 해야 한다는 자식과 의견충돌로 생긴 불화”라고 소개했다.
한편 북한에서 미신 행위와 조장은 불법에 해당한다. 북한 형법 256조(미신행위죄)에는 ‘돈 또는 물건을 받고 미신행위를 한 자는 1년 이하의 노동단련형에 처한다’고 규정돼 있다. 또한 ‘앞 항의 행위가 정상이 무거운 경우에는 3년 이하의 노동교화형에 처한다’고도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