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에 바란다…“北변화 이끄는 대북정책 펴야”

10년만의 정권교체로 대북정책도 커다란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북한 전문가 및 대북관련 NGO 관계자들은 이명박 정부에 ‘북핵문제’ 해결과 ‘상호주의’를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이명박 정부가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로 북핵문제를 꼽았다. “이명박 정부가 제 1과제로 추진하는 경제 살리기를 위해서라도 북핵 문제 해결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국제공조 아래에서 인내심을 가지고 북핵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노무현 정부 아래에서는 북한사회의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의미 있는 대북정책이 추진되지 않았다”면서 “일방적 지원보다는 북한의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장기적 관점의 대북정책을 구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한 관계를 국내 정치에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조언도 나왔다.

남북경협의 경우 “지금과 비슷한 수준의 경협 사업은 진행되겠지만, 북한 당국의 의지가 없이는 사업 확대가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대북 인도적 지원에 있어 국제적 관행에 부합한 모니터링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NGO 관계자들은 북한인권과 납북자, 탈북자 문제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관심에 기대감을 나타내며, 정책 영역에서 이런 과제들이 구체적으로 담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북핵 문제는 지금 가장 중요한 고비에 놓여 있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살리기 기조가 북핵 문제에 부딪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올해는 국제적으로도 미국의 대선과 중국의 베이징 올림픽과 맞물려 있는 시점이다. 이명박 정부가 6자회담의 모멘텀을 어떻게 살려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비핵· 개방·3000’ 역시 북한이 비핵화에 진입하지 않으면 구상을 실현하기 어렵다. 이 고비를 어떻게 관리할지가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이다.

노무현 정부는 전략적이지 못한 대북정책으로 북한의 변화를 이끄는데 실패했다. 이명박 정부는 일방적 지원보다는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준다는 심정으로 일관성을 가지고 북한의 변화를 추진할 수 있는 정책을 펴야 한다.”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안보팀장

“남북경협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이라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왜곡된 부분을 바로 잡아야 한다. 물론 이명박 정부 하에서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남북경협이 큰 변화를 겪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새롭게 사업을 진행하는 데는 경협에 대한 북한의 진정한 의지가 필요하다.

지난 10년간 우리는 남북경협에 있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모두 시도했다. 이제부터는 우리 쪽 입장보다는 북한의 입장이 중요하다. 이명박 정부가 원하는 업그레이드 된 경협이 추진되기 위해서는 변화에 대한 북한의 적극적인 요구가 담보되어야 한다.”

◆김태우 한국국방연구원 군비통제연구실장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원칙과 인내가 절실하다. 지금까지 노무현 정부 아래에서는 민족공조의 틀을 중요시했다. 그러나 북핵문제 해결에는 국제공조가 더 절실하다는 원칙을 먼저 세워야 한다. 다음으로는 통일파트너와 주적이라는 북한의 이중성을 확실히 규명해야 한다는 원칙이 중요하다.

한국이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 지렛대를 가진 나라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새 정부가 북핵 문제를 당장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오히려 남남갈등을 증폭시킬 뿐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지렛대 역할이 이만큼의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인내심을 가지고 북핵 협상에 임해야 한다.”

◆허만호 경북대 교수(아시아인권센터 소장)

“북한 정권에는 임기가 없는 반면 남한은 임기동안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정치적 부담이 있기 때문에 남북관계에 있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먼저 남북한 관계를 국내정치에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 대북정책은 독자성을 가지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단기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대북정책이 추진되어서는 안 된다.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 대해 논란이 되고 있는데 더도 덜도 말고 국제적 관행에 따라야 한다고 지적하고 싶다. 예를 들어 WFP(세계식량계획)의 규정을 보자면 우리가 2004년 한 해 동안 40만t의 식량을 지원하고 10회 정도 형식적인 모니터링을 한 것에 반해 WFP는 10만t 지원에 5천회 이상의 모니터링 과정을 거쳤다.

북한이니까 ‘더 심하게 감시해야 한다’든지 아니면 ‘무조건 지원해야 한다’가 아니라 국제적인 관행에 따라 지원한다면 국내 논란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다.”

◆송대성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이명박 정부는 남북관계에서 ‘비핵·개방·3000’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비핵화는 어려운 일이며 개방도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조급함을 가지면 안 된다. 북한이 스스로 느껴서 비핵·개방의 길로 갈 수 있도록 시간을 줘야 한다. 북한에게도 대남정책에 있어 무엇이 잘못되었나 냉정히 반성해 볼 시간이 필요하다.

이명박 정부는 남북관계에 있어 초기에 단절을 겪을 수도 있다. 여론의 비판에 초조함을 느껴서 북한의 변화를 이끌지 못한 예전과 같은 방식의 대북정책을 펴서는 안 된다.”

◆김윤태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사무총장

“이명박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북한 인권문제에 많은 관심을 보인 만큼 북한 인권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노력을 기울였으면 좋겠다. 북한 인권 문제의 적극적인 제기는 지금까지 한쪽으로 편향돼 있던 남북 관계를 바로잡을 수 있는 방법이며, 동시에 2,300만 북한 주민들을 구원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명박 정부는 남북의 정치적인 관계를 의식해 인권문제를 소홀히 하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명박 정부의 출범이 북한 인권문제가 개선되고 남북 관계가 근본적으로 변화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김규철 남북경협시민연대 대표

“지난 10년간 좌편향적 대북정책으로 인해 남한 내에서는 남남 갈등 및 분열이 생겼다. 이명박 정부는 이런 남남 갈등과 분열을 해소하고 균형 잡힌 대북정책을 펼치길 바란다. 또한 일부 우편향적 대북정책으로 인해 한풀이식 대북정책이 진행되진 않을까 우려가 되는데 잘 극복했으면 한다.

지난 10년간의 남북경협은 정치적 의도와 ‘묻지마 지원’으로 인해 실패했다고 할 수 있다. 이명박 정부는 시장주의·상호주의 원칙을 정확히 세우고, 원칙에 입각한 남북경협을 추진하길 기대한다.”

◆이미일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사장

“이명박 정부는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전담부서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전담부서가 생겼다는 것은 일단 환영할 일이지만, 전시 납북자와 전후 납북자를 구분하지 않은 점은 안타깝게 생각한다.

우리는 전시 납북자 문제를 전문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한국전쟁 담당자가 부서에 배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전시 납북자 명단도 재조사해야 한다. 물론 50여 년 전 정부가 작성한 명단이 있지만, 이후 새로 밝혀진 사람들이 많기에 전면적인 재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한국 정치권 변화에 관계없이 납북자 문제를 안정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납북자 진상규명 및 인권과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 제정도 필요하다.”

◆이옥철 납북자가족협의회 회장

“납북자 관련 전담부서가 만들어 진 만큼 이명박 정부 기간 내에는 납북자들의 생사확인 및 무사귀한을 기대해 본다. 납북자 가족들은 이제 시간이 많지 않다. 가족들의 3분의 2는 이명박 정부에서 납북자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면 헤어진 가족을 한 번 만나보지도 못하고 사망할 정도로 나이가 들었다. 이명박 정부는 다른 납치 피해국과의 연대 및 6자회담을 통해 납북자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길 희망한다.”

◆손정훈 북한민주화원회 사무국장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탈북자들에게 민주사회 정착과 관련한 대안을 제시하기 보다는 규제를 하는데 치우쳤다. 이명박 정부는 탈북자들이 김정일 이후의 북한 사회를 준비할 수 있도록 각계각층에서 훈련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탈북자들 사이에서 사회주의에서 자유 민주주의 사회로 넘어와도 잘 살지 못한다는 인식이 생기고 있다. 탈북자들이 민주주의 사회 내에서 제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형식적인 프로그램이 아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착 프로그램이 마련되길 기대한다.”

◆노옥재 좋은벗들 사무국장

“이명박 정부는 우선적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인도적 대북지원의 원칙과 방법을 세워야 한다. 지금까지 인도적 대북지원이 많이 이뤄졌지만 북한 주민들에게 전달되는지 다른 곳에 쓰이는지 확인을 할 수 없었다. 때문에 이명박 정부는 인도적 대북지원의 전달 방식 및 배분, 확인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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