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외교안보라인 인선 특징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1일 단행한 외교ㆍ안보라인 개편은 임기말 외교ㆍ안보 정책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대체로 전문가 그룹을 내부에서 발탁 승진시킨 안정ㆍ관리 지향형 인사라고 특징지을 수 있다.

북한의 핵실험 강행이라는 위기국면에서 대북포용정책의 세부 실행 방식에 대한 ’미세조정’은 불가피하지만, 큰 틀의 대북정책, 외교안보정책 기조는 근본적 변화없이 이끌고 나간다는 정책 구상이 이번 인선을 통해 구체화했다고 볼 수 있다.

세부적으로 볼 때 국정원장에 첫 내부 출신 인사를 기용한 것은 노 대통령의 국정원 탈(脫) 정치ㆍ탈 권력 기조와 맞물려 있고, 대체로 기수나 서열을 뛰어넘는 장관 발탁 인사를 한 점도 이번 인사의 특징이다.

그러면서도 노 대통령의 외교ㆍ안보정책을 잘 알고 있고, 해당 분야에 정통한 관료 엘리트 그룹을 전진 배치한 ’코드 인사’라는 특징도 담겨 있다.

◇국정원 탈(脫) 권력기조 = 이번 인사에서 김만복(金萬福) 국정원 1차장의 국정원장 기용은 단연 두드러져 보인다. 중앙정보부 창설 이후 45년 만에 공채로 ’정보맨’으로 시작한 내부 출신 원장이 처음 탄생했기 때문이다.

박남춘(朴南春) 인사수석은 내부 출신의 국정원장 기용에 대해 “정보기관을 정보기관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며 “국정원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노 대통령은 취임 이후 국정원 개혁과 함께 ’권력기관의 문민화’를 주장하며 국정원장의 ’주례 단독보고’ 관행을 폐지했고, 국내 정치 관련 정보보고도 일절 받지 않았다.

국정원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도입했고, 여당 내부에서 건의하는 정치인 출신 발탁 요청을 뿌리치고 고영구(高泳耉) 김승규(金昇圭) 원장으로 이어지는 법조인 출신을 잇따라 기용해 내부 개혁을 독려해왔다.

청와대는 김만복 차장의 원장 기용에 대해 “2명의 원장 기용을 통해 어느 정도 개혁이 진척이 된 만큼 명실상부하게 정보기관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해보라는 인선”이라고 강조했다. 국정원 내부를 누구보다도 잘 아는 인사의 기용을 통해 내부 개혁을 마무리하겠다는 것.

박 수석은 미국 정보기관인 CIA 국장의 내부 출신 기용 사례를 들면서 “국정원이 내부에서 훈련을 잘하고, 시대적 소명을 갖고 살아오신 분들이 원장으로 승진 기용되는 문화가 만들어지면 정보기관도 제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만복 차장은 참여정부 들어 NSC 사무처 정보관리실장을 역임하며 이종석(李鍾奭) 통일장관과 가깝고, 이른바 청와대 386 참모들과도 ’코드’를 맞추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어, 김승규 원장과의 알력설과 맞물려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진짜 탈권력 인선이냐”를 놓고 논란이 일 전망이다. /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