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외교안보라인 윤곽과 전망

참여정부 후반기의 외교안보 정책을 이끌어갈 새 통일ㆍ외교ㆍ국방장관과 국정원장의 윤곽이 잡히고 있다.

신임 통일장관에 이재정(李在禎)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외교장관에 송민순(宋旻淳) 청와대 안보실장, 국방장관에 김장수(金章洙) 육군참모총장, 국정원장에 김만복(金萬福) 국정원 1차장을 유력 후보로 검토중인 것으로 31일 알려지면서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인선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새로운 ‘라인 업’ 유력후보들의 면면을 뜯어보면 북한 핵실험이나 한미동맹의 미묘한 변화라는 안보환경의 변화속에서도 기존 외교안보 및 대북정책의 근간은 유지하겠다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의지가 읽힌다.

대부분 노 대통령의 외교안보정책을 잘 알고 있는 인물들이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업무의 연속성 면에서 볼 때도 정책 기조에서 큰 틀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해당 분야의 전문가 그룹을 전진배치함으로써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실용성과 안정성, 전문성을 보강하려는 뜻도 담겨 있어 보인다.

외교, 국방장관과 국정원장 유력 후보들이 모두 해당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관료 출신들이며, 통일부장관에 유력한 이재정 수석부의장도 정치인 출신이지만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으로 2년여 재임하면서 현안을 잘 숙지하고 있는 전문가 그룹으로 분류할 수도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새 외교안보라인은 대부분 내부 출신으로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고,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외교안보팀 인선에서 참여정부 대북포용정책의 ’아이콘’인 이종석(李鍾奭) 통일부장관의 후임이 누가 될 것인지가 관심을 모았다. 새 통일부 장관 인선은 새 외교안보팀 정책기조의 리트머스 시험지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2배수로 압축된 후보군 중 외교관 출신인 김하중(金夏中) 주중대사쪽 보다는 이재정 수석부의장 쪽으로 기운 것은, 외교부 주도 기조로 정책 방향이 일방적으로 쏠리는 것을 막고 남북관계를 중시하는 통일부의 입지를 감안한 것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이 부의장은 재야 시절 범종교단체 남북교류협력협의회 공동대표의장을 지내는 등 남북관계와 통일문제에 천착해왔고, 2004년 10월부터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으로 활동하는 동안 대북포용정책 설파에 주력해 왔다는 점에서 이종석 장관의 정책기조에서 크게 변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가 북핵실험 이후 최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금강산관광 사업 유지와 미국의 대북 유연성을 요구한 점에서도 이같이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부의장이 정치인 출신이라는 점에서 상황변화에 따른 정책 기조의 ’미세조정’은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이종석 장관이 대북정책의 ‘정쟁화’를 사의표명의 이유로 밝힌 만큼 이 수석부의장이 정치적 조정력을 통해 보수.진보 갈등의 진폭을 좁히는데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송민순 안보실장의 외교장관 기용은 오래전부터 예상돼 왔던 인선이다.

노 대통령은 송 실장의 후임이 마땅치 않아 막판까지 고민을 해왔지만, 북핵실험으로 6자회담 관련국가들과의 협상력이 더욱 중요한 시점임을 감안, 노 대통령의 신뢰가 두텁고 6자회담 수석대표로서 협상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은 송실장을 외교부 수장으로 전면배치키로 했다는 분석이다.

송 실장은 지난해 꺼져가던 6자회담의 불씨를 되살려 ‘9.19 공동성명’을 도출해내 북핵문제의 외교적ㆍ평화적 해결 기류를 조성한 주역이었던 만큼, 북핵실험으로 위기가 도래한 현 국면을 외교적으로 타개해 나가는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전면적인 외교안보라인 개편의 회오리 속에서 유일하게 외교장관으로 영전, 이동함으로써 새 외교안보팀에서 차지하는 송 실장의 위상은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역설적으로 “정책 실패의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영전했다”는 야당의 비판에 직면해야 하는 부담도 함께 져야 할 전망이다.

송 실장은 외무고시 9회 출신으로 현 외교부 차관들보다 후배라는 점에서 그가 외교부장관으로 부임할 경우 외교부 조직은 ’기수 파괴’에 따른 인사 회오리가 불가피하다.

국방장관 기용이 유력한 김장수(金章洙) 육군참모총장의 경우 참여정부 말기 군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국방개혁 작업을 차질없이 진행하려면 육군 출신 인사가 적임자라는 논리가 대세를 이룬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열린우리당 장영달(張永達) 의원이 막판 3배수 후보에 포함돼 문민 국방장관 탄생 여부로 관심을 모았으나 결국 ’문민 장관 시기상조론’에 밀려 후보로만 그칠 공산이 커 보인다.

김만복 국정원 1차장이 국정원장으로 기용될 경우 국정원 45년 역사상 처음으로 공채를 거쳐 투신한 내부 출신 첫 수장 탄생이라는 의미가 부여될 수 있다.

정통 ’정보맨’으로서 국정원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우면서 참여정부 임기말 국정원 개혁을 마무리할 적임자로서 평가받고 있지만 ’코드 인사’ 시비 등을 잘 극복하고 내년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여하히 충실하게 관리하느냐가 과제로 제기될 전망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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