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사람(김정은) 등장해 괜찮겠다 했는데…”

“젊은 놈(김정은)이 실권 잡더니 지 아버지(김정일) 때보다 더 기승이다.”


함경북도 무산 소식통은 김일성의 100주년 생일(4월15일)을 맞아 준비 중인 각종 기념행사에 동원되고, 거리꾸미기 등 환경미화에 필요한 부담금이 커진 것에 대한 불만을 이같이 토로했다.


이 소식통이 22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전국적으로 15일부터 김일성 생일맞이 준비에 총 돌입했다”면서 “거리·마을꾸리기, 예술 공연 보장 등의 명목으로 각 세대마다 2만원을 걷고 있다”고 전했다.


함경남도 함흥 소식통도 각 가정마다 베란다에 생화 화분 8개를 내놓으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말했다. 또한 길거리 화단을 각 세대에 배정해 꽃을 심하라고 해 장사꾼들을 통해 꽃나무를 구입하고 있다고 한다. 진달래에 대한 수요가 가장 많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요즘 행사 준비로 숨 돌릴 시간도 없이 들볶는데, 김정일 때는 지금에 비하자면 꽃이다(김정일 시대가 더 낫다)”고 한숨지었다.


강원도 원산 소식통은 “하루 장사로 2천원 벌기도 힘든데, 아파트 외벽 도색을 위한 색감(페인트) 구입 명목으로 2만원을 걷어 갔다”며 “새 사람(김정은)이 등장해 괜찮아지겠나 했는데 사정이 더 나쁘다”고 말했다.


북한에선 통상 이맘때면 동사무소 관할아래 ‘대청소’를 진행해 왔다. 아파트의 경우 외관상 지저분해 보이는 외벽이나 층계에 회칠을 했고, 주택은 페인트가 벗겨진 출입문 등에 회칠을 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시·군 차원에서도 가로수 밑동에 회칠을 하는 것에 동원하는 것이 거의 전부였다. 보통 세대(4인기준)에서 5천원 안팎의 비용이 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중앙당 차원에서 ‘총동원령’이 내려져 모든 세대에 내·외장 도색을 지시하고 도당, 시·군당에서 직접 검열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세대주는 공장기업소 등에서 자녀들은 학교에서 각종 꾸리기 명목으로 돈을 걷어 부담은 더 커진다.


현재 북한 당국은 총동원 기간에 성실히 참가하지 않은 사람에 대해서는 ‘정치적으로 평가하겠다’고 엄포하고 있다.


‘농촌지원전투’ 기간과 마찬가지로 이 기간 당국의 방침에 불응하면 일반 주민들은 인민반회의 등에서 사상비판을 받고, 당원은 출당조치, 공장기업소 간부 등은 철직·해임과 같은 강도 높은 처벌을 예고한 것이다.


북한은 김일성 탄생 100주년을 축하하고 강성대국 진입의 해로 선포하기 위한 행사를 대대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통상 4월초부터 태양절 행사준비를 시작했는데 올해는 이를 보름 앞당겼다.


장거리로켓 발사와 당대표자회까지 예고한 상황이다. 모두 4월에 진행되고 과거 어느 해보다 많은 해외인사들과 언론이 초청될 예정이다.


북한 전역에서는 각 조직·단위별 충성의 노래모임, 예술 공연, 김일성화전시회 등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예술 공연에 책임간부들이 무조건 출연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공장기업소에는 당비서와 지배인이, 군에서는 부대장과 정치위원이 참여한다.


간부들의 예술 공연 출연 지시는 충성심 발휘에 간부들이 앞장서야 한다는 차원에서 취해진 조치로 보인다. 지난 8일 국제부녀절 기념 은하수음악회에서 81세 오극렬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가족과 함께 무대에 올라 김정은 앞에서 중창공연을 한 바 있다.


무산 소식통은 “모든 기관·기업소, 학교들에서는 오후에 노래와 악기 연습을 하고 있고, 각 여맹(민주여성동맹)에서도 저녁 7시까지 노래·춤 연습에 동원되고 있다”며 “간부들은 분위기를 세운다며 여맹원들에게 치마저고리만 입게 해 하루 종일 추위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여맹원들이 대다수 오후에 시장에 나가 장사를 하기 때문에 행사 참여율이 떨어지자 당국에서는 행사 분담금을 불참하는 세대에 부담지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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