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도전 찾아 미국行, 탈북자 김형덕씨

“탈북(脫北)보다 어려운 탈남(脫南)을 감행하려고 합니다.”

탈북자 출신으로 국회의원 비서를 지낸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로,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떠나 새로운 인생에 도전하는 김형덕(35)씨.

북한문제 자유기고가로 활동 중인 김씨가 도미(渡美)에 앞서 지인들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의 일부이다.

평남 개천 출신인 그는 1993년 7월 청년돌격대원으로 활동하다 노동교양소에 투옥됐으나 탈출에 성공한 후 중국과 베트남, 홍콩을 거쳐 한국에 들어왔다.

또 1996년 북측에 살고 있는 가족을 만나려 중국으로 밀항을 시도해 `한국판 파피용’으로 불리기도 했으며 국내에 정착한 탈북자로는 처음으로 금강산 관광을 가기도 했다.

김씨는 10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공인회계사인 아내가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대의 경영전문석사(MBA) 과정에 합격해 이달 말 온 가족이 미국으로 떠날 예정”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성공회대, 연세대 등에서 한반도 평화 문제를 주제로 강연해 온 김씨는 미국행을 계기로 미국에서 국제정치학을 공부해 한반도 평화 전문가로 활동하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학업 계획은 세우지 못했지만 일단 영어 공부에 주력하고 기회를 봐 대학원에 진학하겠다는 것이 그의 구상이다.

그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현지 언론에 기고도 하고 강연도 하면서 바람직한 한반도 평화의 방향을 모색하려는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남한 사람들은 남한의 입장으로만 한반도 문제를 바라봤고 북한 역시 북한의 입장만 내세웠다는 것이 김씨의 지적이다.

이처럼 서로 상대를 `우리화’ 내지 `자기화’ 하려 할 것이 아니라 제3의 시각으로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 한반도 평화에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김씨는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이해관계가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데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면 미국을 제대로 알아야 하며 확실한 정체성을 갖고 남북 문제에 관해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며 먼저 미국을 제대로 이해하고 싶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아울러 “우리가 한반도 평화문제에 대해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의견을 개진해야 미국의 대북 정책에도 변화가 있다”며 무조건 미국의 뜻대로 따라가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국내 입국 후 연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김씨는 16대 국회 당시 민주당 김성호 의원의 인턴 비서와 6급 비서를 지냈고 17대 국회에서는 열린우리당 김선미 의원의 인턴 비서로 활동했다.

그는 “3년 이상 미국 생활을 하게 될 것 같은데, 상황에 따라 일정 변화가 있긴 하겠지만 반드시 한국에 돌아올 것”이라며 한국인으로 태어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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