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남북 문화교류 산뜻한 출발

내년 1월에 남ㆍ북한 문학인들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손을 잡고 문학 잡지를 발간하기로 했다.

공연계에서도 남한의 공연제작사와 북한 예술을 계승해온 재외동포 단체의 합작 공연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남북 공동 문학잡지 발간 = 6.15민족문학인협회 남측 대표단은 북측과 내년 1월 하순에 문학잡지 ‘통일문학’ 첫 호를 내기로 북측과 합의했다고 26일 밝혔다.

‘통일문학’은 지난해 결성된 남북 단일 문학조직인 6.15민족문학인협회의 기관지 성격을 띄는 반년간지. 창간호에는 남ㆍ북측의 소설이 각각 3편, 시가 10편씩 실릴 예정이다. 잡지는 남과 북에서 각각 3천부씩 찍어내 문학 관련 단체와 회원들에게 배포된다.

6.15민족문학인협회의 첫 성과물인 ‘통일문학’ 창간은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ㆍ북한 문인들의 글이 한 권의 잡지에 실린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도정일(경희대 명예교수) 문학평론가는 잡지 창간에 대해 “지금까지 다른 밥상을 차려왔던 남북 문학인들이 하나의 밥상을 차려놓고 글을 나누게 되는 것”이라며 “문학적인 성과를 당장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성급해하지 말고 길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소설가 정도상씨도 이번 창간에 대해 “분단 60여년 만에 남북의 문학 작품 교류가 본격화되는 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통일문학’이 제대로 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문단을 넘어 남ㆍ북한 대중 독자들에게까지 널리 파고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도정일 교수는 “남북의 문학 관계자들끼리만 잡지를 나누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며 “남ㆍ북한 주민들이 서로의 문학을 접하는 직접적인 통로가 돼준다면 그것이 성과를 향한 시작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북 예술 담은 합작 공연 추진 = 공연계에서도 남ㆍ북한의 예술적 색채를 함께 담아내는 공연 제작이 추진된다.

공연 제작사 PMG네트웍스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산하 금강산가극단에 댄스뮤지컬 공동 제작을 최근 제안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금강산가극단은 재외동포 예술단체이지만 단원들이 북한 국적을 갖고 있고 북한의 무용과 음악 전통을 계승해온 단체이기 때문에 공연이 성사된다면 사실상 남북 합작으로 제작되는 첫 댄스뮤지컬이라고 볼 수 있다.

공연 소재도 홍석중의 ‘황진이’, 박태원의 ‘홍길동전’ 등의 북한 작품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PMG네트웍스는 6.15 남북공동선언 10주년이 되는 2010년에 최종 완성작을 선보일 계획이며 유럽 등 해외 시장 진출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연계는 이 같은 움직임이 남북 공연 교류와 작품 공동제작 등에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공동제작이 단순한 ‘이슈’에 그치지 않고,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완성도 있는 작품 제작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무용평론가 장광열 씨는 “남북의 좋은 예술적 요소들이 결합해 독창성과 보편성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작품을 세계 무대에 내놓아야 한다”며 “너무 상업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남북예술이 최승희가 1930년대에 해외 무대에서 추구했던 정신을 잇는 공동 작업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