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터민 첫 취업박람회 `열기’

“3년 동안 쉬었는데 우리를 채용하려는 업체들이 많은 것을 보니 잘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첫 탈북자 취업박람회인 ‘2006 새터민 채용한마당’이 열린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섬유센터.

개장 시간(오후 1시)이 되자마자 새터민 70여명이 몰려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통일부와 노동부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서울과 경기, 인천 지역 40개 중소기업이 참여해 각기 부스를 차리고 취업을 희망하는 새터민들에게 회사와 업무를 소개하거나 즉석 면접을 실시했다.

한국폴리텍대학, 서울종합예술학교 등 교육기관도 행사장에 부스를 만들어 당장 취업하기보다는 먼저 직업교육을 받고자 하는 탈북자들에게 관련 교육 과정을 안내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20대 젊은이부터 40~50대 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새터민들이 나와 부지런히 취업 관련 정보를 수집했으며 일부 60대 이상의 ‘고령자’도 일에 대한 높은 의욕을 감추지 않았다.

6년 전 한국에 내려온 최경태(71)씨는 한 업체와 면접을 한 뒤 “이 사회가 간판이나 돈이 없으면 취업하기 힘들어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 와 보니 나름대로 목적도 달성했고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며 만족해 했다.

대구에 사는 이선철(23)씨는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처음이라 아직은 뭘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살기가 너무 힘들어 어떻게든 직장을 구할 생각이다. 지원금을 받아도 집세와 생활비로 거의 다 나가다보니 공부를 하거나 기술을 배울 여유가 없다”며 절박한 심정을 드러냈다.

통일부 조용식 행정사무관은 “그 동안 새터민들에게 소규모로 취업 설명회를 한 적은 있지만 이 처럼 대규모 취업박람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새터민들의 취업 기회를 넓혀주고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참가 업체나 채용 인원이 적어 원하는 직장을 찾지 못하는 새터민들이 눈에 띄었다.

30대 초반의 한 여성 새터민은 “메이크업 쪽 자격증이 있어 미용업체를 알아보러 왔는데 해당 업체는 없고 학교(서울예술종합대학)만 1개가 있었다. 거기를 나오면 취업이 100% 보장된다고 하지만 등록금이 비싸 다니지 못할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한 가전유통업체는 “우리는 원래 새터민을 많이 채용하고 있어 이번에도 40명 정도를 선발할 예정이지만 다른 업체들은 뽑는 숫자가 얼마 안 된다. 사실 12월에서 2월까지는 기업이 인력을 채용하기 어려운 시기다”며 “채용 시즌에 행사를 열어야 보다 많은 새터민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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