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터민 아이들의 특별한 친구만들기

“이 아이들에게서 ‘차이’나 ‘벽’ 같은 건 찾아볼 수 없습니다”

7일 경기도 용인시 삼가초등학교.

각각 15명의 새터민(탈북자) 아이들과 삼가초교 아이들이 2명씩 짝을 이뤄 케이크를 만들고 있었다.

“은지야, 내가 만든 케이크 한번 먹어봐”, “딸기를 여기에 놓는 게 예쁘겠지?”

어제 처음 만난 아이들이지만 서로 상의하며 케이크를 함께 만드는 이들의 모습에서 서먹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똑같은 옷을 맞춰입고 이동중에도 꼭 잡은 손을 놓지 않는 은지(8.여)와 민경(8.가명)이, 시종일관 뛰어다니며 함께 장난을 치는 재영(9)이와 민혁(9.가명)이는 하룻밤새 이미 절친한 친구가 돼 있었다.

6일 1박2일 일정으로 이 곳 삼가초교를 방문한 새터민 아이들은 자신과 ‘평생 친구 서약’을 맺은 짝궁의 가족과 함께 하룻밤을 보낸 뒤 이날 학교에 등교해 수업체험.마술쇼 관람.케이크 만들기 등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평생 친구 삼기’ 행사는 새터민 아이들의 남한 가정 및 교육 현장 체험을 위해 안성 삼죽초교(새터민 적응학교)와 삼가초교가 함께 마련한 것.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삼죽초교에서 교감으로 재직했던 양재룡(61) 교장이 삼가초교에 부임한 것이 계기가 돼 지난해부터 행사를 3회째 이어오고 있다.

양 교장은 “처음엔 삼죽초교에서 9주간의 짧은 기간에 남한 생활에 적응해야 하는 새터민 아이들에게 1박2일의 가정 체험이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행사를 마련했다”며 “하지만 그보다 아이들이 친구가 되는 모습이 더 의미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친구가 된 아이들이 계속 만남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삼죽초교에서 9주동안의 적응기간을 마친 새터민 아이들이 정착지로 옮겨가면 보안과 신변보호 등의 문제로 쉽게 연락을 주고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듯 하루종일 웃고 재잘거리기에 여념없던 아이들도 친구들과 작별인사를 나눌 시간이 다가오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사 가서도 꼭 연락해야 돼”, “내 이메일 주소 잊으면 안돼”

두 아이의 이름이 적힌 ‘평생 친구 서약서’를 주고 받은 뒤 서로 꼭 끌어안고 작별인사를 하는 아이들의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가득 고였다.

학부형 김신정(40.주부)씨는 “외동딸인 아이가 친구와 함께 지내며 예의범절과 배려 등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아 신청했는데 아이들이 이렇게 거리낌없이 친해질 줄은 몰랐다”며 “아이들이 계속 연락을 주고 받으며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