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크라멘토에서 제 이름 찾는 ‘촛불’

북한에 억류돼 있는 한국계 유나 리와 중국계 로라 링 등 미국 여기자 2명의 조기 석방을 촉구하는 촛불 집회가 미국에서 열린다. 집회 장소는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와 샌프란시스코 등으로 28일(현지 시간) 오후 동시에 열릴 예정이다.

26일 미 일간지 ‘새크라멘토비’는 촛불집회 주최 측이 중국계 여기자 로라 링이 졸업한 새크라멘토 델캄포 고교와 이들이 소속한 샌프란시스코 커런트 TV 본사 앞에서 모임을 갖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로라 링의 언니 리사 링은 “로라 링과 유나 리의 가족들이 주최 측의 석방 지원운동에 감사하고 있다”며 “북한에 억류된 두 사람에게는 지금이 매우 어렵고 민감한 시점이어서 가족들은 마음속에 촛불을 켜고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유나 리와 로라 링이 북한에 억류된 지 벌써 한 달이 넘었다. 북한당국은 이들을 놓고 ‘불법입국’ ‘적대행위’ 등을 따지는 재판을 열겠다고 밝혔다.

북한은 여기자들을 억류할 당시부터 억류경위도 밝히지 않았고, 북한 형사소송법상 규정되어 있는 변호사 접견 등의 제도도 보장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증거자료들과 본인들의 진술을 통하여 불법입국과 적대행위 혐의가 확정됐다”면서 거드름을 떨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북한이 벌이는 재판놀음에서는 일말의 ‘공정성’이라도 기대할 수 없다. 사람 목숨을 놓고 벌이는 북한의 정치적 흥정이 짧은 시간 내에 끝날 것이라고 낙관도 금물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미국에서 시작될 촛불집회가 두 여기자의 건강과 무사 귀환을 염원하는 전 세계인의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촛불집회는 앞으로 오랫동안 인내심을 갖고 북한의 인질극을 지켜봐야 할 여기자 가족들에게도 든든한 의지가 될 것이다.

그러나, 진보라는 수사로 치장하고 있는 한국의 친북좌파세력들에게는 이 촛불집회가 날카로운 비수처럼 느껴질 지도 모른다. 비무장 상태의 외국 여성 언론인을 붙잡아 ‘간첩’ 이미지를 조성하고 있는 북한의 행위가 친북좌파세력들의 단골 메뉴인 ‘평화’ ‘인권’을 철저히 부식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촛불을 드는 이유는 고난과 역경 속에 있는 타인을 위해 자신의 순수한 마음을 표시하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촛불은 언제나 애틋한 이미지를 품고 있다. 고사(故事)에 탱자가 강을 건너니 귤이 되었다고 하던가. ‘미국반대’ 시위용으로 시작된 한국산 촛불집회가 미국 땅을 건너니 비로소 휴머니즘과 박애정신의 상징으로 타오르게 됐다. 아이러니도 이만한 아이러니가 없다.

김정일 정권이 두 여기자와 개성공단 유 씨를 인질로 삼아 저지르고 있는 패악을 생각하면 촛불이 아니라 횃불을 들어도 성에 차지 않겠지만, 주최측은 인종과 종교, 사상, 정견을 초월하는 것이 바로 ‘인권’임을 다시한번 사람들 마음속에 새겨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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