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삼 주목받는 ‘좋은벗들’ 北소식지

대북 인권단체인 좋은벗들(이사장 법륜)이 북한 주민들의 대량아사 임박 가능성을 경고하며 북한 식량난의 긴박함을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사실 북한 식량문제가 국제적 이슈로 부각되는 데는 이사장인 법륜 스님의 대외활동과 이 단체가 매주 발행하는 북한 내부 소식지 ’오늘의 북한 소식’이 한몫했다.

좋은벗들은 지난해 ’보릿고개’를 맞은 6월부터 북한의 농촌지역에서 아사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해오다 최근 수주간엔 지난해 여름 수해 등의 여파로 인해 올해 6월부터는 ’대량 아사’가 발생할 전조가 있다는 경고음을 연신 울리고 있다.

좋은벗들의 이런 진단은 올해 북한의 식량 부족량이 지난해의 2배인 166만t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및 세계식량계획(WFP) 등 국제기구들의 분석과는 궤를 같이 하는 것이지만, 우리 정부는 “현재 북한에 ’긴급 지원’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진단 차이는 북한의 폐쇄성으로 인해 정확한 정보를 얻기 어렵기때문.

그동안 좋은벗들이 ’오늘의 북한 소식’을 통해 전하는 북한 내부 동향과 정보는 대체로 ’전적으로 믿을 수는 없지만 상당 부분 신뢰할 수 있다’는 평가를 전문가들로부터 받는다.

2004년 9월 처음 발행된 이 소식지는 통일부와 외교부 정책담당자, 대학.국책기관 연구자, 언론인 등 북한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국내 1만3천여명에게 온라인으로 배달될 뿐 아니라, 미 의회와 국무부, 연구소 등 미국을 위주로 외국의 정부관계자나 학자 등 600여명에게도 영문으로 배포돼 국내외에서 북한의 최근 동향에 가장 정통한 ’정보지’의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1996년 12월 33개 불교단체가 만든 ’우리민족서로돕기 불교운동본부(KBSM)’로 출발한 좋은벗들은 11년째 식량난과 탈북 현상을 포함해 북한 내부 동향을 면밀히 관찰해온 점을 인정받는다.

좋은벗들은 1997년부터 중국의 북한 접경지역에 들어가 북한의 식량난 실태와 인권 상황에 대해 조사를 벌인 후 1996년 시작됐던 ’고난의 행군’ 시기에 300만명 이상의 아사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한 대북 소식통은 22일 “당시 북한 인민보안성이 내부적으로 대략 집계한 아사자는 400만명이었다”고 주장하면서 “좋은벗들이 300만명 이상으로 아사자를 추정한 것은 그동안 나온 집계중 가장 정확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주민들의 심각한 굶주림이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상황에서 좋은벗들의 ’먹을 것이 없어 사람이 굶어 죽어간다’는 외침은 적지않은 파장을 일으켰었다.

좋은벗들은 1999년에는 북한이 ’고난의 행군’을 겪는 과정에서 중국으로 탈출한 식량 난민의 수가 30만명을 넘어서는 등 열악한 인권상황에 놓여있다는 사실을 알려 국내는 물론 미국과 유럽 등에서 북한인권에 대한 관심을 크게 높이는 역할을 했다.

탈북자 30만명이라는 숫자는 당시 좋은벗들이 역시 북한 국경과 인접한 중국 도시와 농촌에 직접 들어가 통계학적 방식을 사용해 산출한 것으로, 그 이후 오랫동안 기준 수치로 통했다.

좋은벗들은 지난해 북한의 집중호우에 따른 인명 사망피해에 대해서는 정부(150여명)를 비롯한 국내외 기관이 파악한 것보다 수십∼수백배 많은 5만4천명이라는 수치를 내놓았다.

이 과정에서 좋은벗들의 주장은 ’신뢰도가 떨어진다’거나 ’의도를 갖고 부풀린다’는 반론과 북한 내부 정보 수집이 함경도, 자강도, 량강도 등 국경지역 위주여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좋은벗들이 북한 내부 ’통신원’이나 중국과 북한을 왕래하는 사람들을 통해 북한 소식을 수집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들이 대부분 일반 주민들이어서 ’고급 정보’에는 다소 취약하다고 평하는 이들도 있다.

한 대북단체 관계자는 “좋은벗들이 북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점은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현재 북한 정보를 전해주는 통신원들이 고급 정보에 접근할 정도의 사람들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좋은벗들의 북한 정보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를 사양하면서 “좋은벗들이 발행하는 북한 소식은 여러 국제기구나 국내 다른 기관.단체의 분석들과 함께 비교하면서 참고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그러나 한 정통한 대북소식통은 “좋은벗들이 소개하는 북한 내부 소식은 권력층이 아닌 밑바닥 민심이나 동향에 대해선 상당히 정확하고 빠르다”며 “그 가운데는 국가안전보위부나 인민보안성, 중앙당에 보고되는 내용들도 적지 않아 놀라곤 한다”고 신뢰도를 평가했다.

이에 대해 이승룡 좋은벗들 사무국장은 “정확한 취재 경로를 밝힐 수는 없지만 우리가 수집하는 북한의 소식은 일반 주민뿐 아니라 관리들에 대한 접근을 통해 얻어진 것들”이라며 “초기에는 국경지역 소식이 많았지만 지금은 평안도나 황해도 등 북한 전역의 소식을 전하고 있다”고 말해 고급정보도 얻고 있음을 시사했다.

좋은벗들은 자신들이 얻는 정보와 동향을 모두 외부에 공개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룡 국장은 “이번 식량난에 대해서도 북한 전역의 곡물가격 동향이나 북한의 시장 상황, 주민들의 동태 등을 체계적으로 수집, 분석해 소식을 전하고 있다”면서 “식량사태가 점점 긴박해지고 있어 매주 발행하던 소식지도 가능하면 매일 발행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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