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주의 지키면 北주민 삶 바뀐다”

해외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25일 출범한 이명박 정부에서는 지난 5년간 균열을 보였던 한미일 동맹이 다시 공고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이명박 정부가 대북정책에 있어 과거 10년간의 ‘햇볕정책’을 폐기하고 상호주의에 입각한 정책을 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대북 인도적 지원과 북한인권 개선, 납북자 송환 등이 연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나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 사업 같은 기존의 남북경협이 폐지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의 핵 폐기 결단 없이는 대북 투자 확대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브라이언 마이어스/ 동서대 국제학 교수=이명박 정부가 햇볕정책을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또한 햇볕정책 이전의 시대로 남북관계를 되돌리고 싶어 한다고도 생각지 않는다. 그는 대부분의 남한사람들이 북한과의 대화와 협조를 일정정도 지지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남한의 어느 누구도 북한이 하루아침에 붕괴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접근법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가장 중요한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북한에 대한 지원에 일정 정도의 조건을 요구할 것이다. 그는 북한을 위해서 뭔가를 하게 된다면 북한도 남한을 위해서 뭔가를 해야만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예를 들어 북한인권 개선이나 납북자의 송환, 6자회담에서의 성실한 자세 등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대통령은 지난해 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북한과 합의한 약속을 수행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공동어로수역에 대한 생각은 분명히 남한의 안보에 있어서 불편한 이야기이다. 이 사안은 당시 남한 군에서도 매우 불만족스러운 것이었다. 이 대통령은 이 합의서를 이행하는데 어떠한 책임감도 느끼지 않을 것이다.

남한은 독일의 ‘동방정책(Ostpolitik)’에서 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서독은 조건이 없이는 동독에게 어떠한 지원도 하지 않았다. 그들은 지원에 대한 대가로 인권문제 향상을 요구했고, 그로 인해 서독은 동독사람들의 삶의 질을 상당히 향상시킬 수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러한 방식의 접근방법을 채택한다면 수용소에서 고통 받거나 충분치 못한 식량으로 힘들어 하는 북한 사람들에게 더 나은 삶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입장에 서게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평양 정권에 단순히 버팀목을 만들어주는 지원에 찬성하지 않는다. 대신 혜택 받지 못하고 억눌린 사람들을 염두에 두기를 바랄 뿐이다.

◆케네스 퀴노네스/日 아키타 국제대학 한국학 교수, 前 미국 국무부 북한담당관=북한에 경제적 개입을 계속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고 본다. 과거에도 이런 정책이 아주 효과적이었다고 인정된 바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90년대 구(舊)소련과 중국을 대상으로 소위 경제적 개입이라고 단순화할 수 있는 ‘북방정책(Nordpolitik)’을 추진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비핵·개방·3000’은 ‘북방정책’의 연장선상이라고 볼 수도 있다.

우리가 독일이나 다른 나라들의 예에서 봤던 것과 같이 경제적 협력을 증진시키는 노력과 함께 경제적으로 통합하는 과정은 긴장을 줄이고 관계를 안정화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그렇게 되면 정치적 화해를 향해서도 나아갈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남한의 중요한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향상시켜야 한다. 미국을 파트너라고 강조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유지하는데 있어 보다 보수적인 접근을 취할 것이다. 그는 이전의 노무현 대통령과는 달리 미국과의 긴밀한 군사적 동맹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남북한 화해정국에서 지금까지 성취해 왔던 것들을 대해 아예 등 돌리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 프로젝트를 문 닫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으로부터 더 많은 상호주의를 기대할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더 많은 지원에 대해서는 명확한 무언가를 대가로 얻기를 기대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점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추진해 나갈 것이다.

일본도 한국과의 관계 증진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명박 정부가 성공적으로 해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아주 높다.

◆시카타 도시유키(志方俊之)/ 테이쿄(帝京)대 교수, 前 육상자위대 사령관=이명박 대통령 취임이후 일·미·한 3개국의 관계는 강화될 것이다. 일·한 관계는 지금까지 정말로 좋지 않았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0년간 계속된 일이지만) 북한에 무조건적인 지원을 했다. 북한은 부패한 정권이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우호적이면 안 된다.

앞으로 일한관계와 한미관계는 대단히 협력적인 관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취임식 때 한국 대통령과 일본 총리가 만났듯이 셔틀 외교나 정상회담이 활성화 될 것이다. 또한 일·미·한 관계는 트라이앵글을 이루고 있다. 한국군의 안전보장과 미군의 안전보장, 자위대의 안전보장은 서로 연계되어 있다.

햇볕정책은 6자회담을 효과적으로 보완하는 정책이 아니었다. 이것은 북한을 고립의 모퉁이로부터 끌어내오지 못했다. 오히려 모퉁이로 몰아 핵무기를 개발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 버렸다.

나는 북한정부가 중요한 걸음을 내디딜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 단지 한국의 새 정부가 어떻게 변화할지를 지켜볼 것이다. 그리고 노무현, 부시 정부 이후의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찾아 자신들을 맞추어갈 것이다. 북한은 새롭게 등장한 한미 정부의 공동 관심이 무엇인지를 파악할 것이다. 북한을 고립시킬수록 중국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새롭게 들어선 한·미 정부는 지나치게 매파적인 정책을 취할 수는 없는 입장에 처할 것이다.

CEO형 대통령도 나쁘지 않지만 대통령은 경제뿐 아니라 외교와 문화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이명박의 실용주의도 좋다고 본다. 이것은 일본에게 있어서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북한이 장래에 소프트 랜딩(Soft Landing)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길 것이다. 남북 양국은 한반도의 미래에 대해 이제부터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