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공영’은 보편적 세계사에 北 편입하는 정책

31일 통일부가 확정 발표한 MB정부의 ‘상생·공영의 대북정책’은 ‘비핵·개방·3000’이라는 구체적인 정책 목표를 바탕으로 제기된 실용적 대북정책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서재진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31일 ‘남북 상생·공영을 위한 비핵·개방·3000정책의 이론적 체계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이전 정부들이 남북관계에 초점을 맞춰 남북문제에 접근했다면, 이명박 정부의 정책은 보편적 세계사의 흐름에 북한을 편입시키고자 하는 정책”이라며 과거 대북정책과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 ‘화해·협력’의 시대에서 ‘상생·공영’의 시대로= 서 실장은 “상생·공영은 1991년에 채택된 ‘남북합의서’의 핵심 키워드인 ‘화해’와 ‘협력’을 ‘상생’과 ‘공영’ 지향으로 발전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전 정부의 통일정책에서 ‘남북화해협력’이라는 기본정신은 계승하되, 기존 정책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변화된 국제환경과 국내외 기대를 수렴하여 개발된 정책이 ‘상생·공영의 대북정책’이라는 것이다.

그는 남북관계 발전은 무엇보다 북한의 흡수통일이나 체제붕괴에 대한 우려를 해소해주어야 가능하다고 전제한 뒤, “상생·공영에는 흡수통일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의미와, 남북경협의 활성화를 통해 서로의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를 얻게 된다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 연구실장은 ‘상생·공영의 대북정책’은 ‘비핵·개방·3000’이라는 구체적인 정책 수단으로 뒷받침되고 있으며, 이는 현재 북한의 사정을 볼 때 매우 타당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의 생존전략이 6자회담을 통한 비핵화의 시도, 그 결과로 미국과의 국교정상화를 통한 세계경제로의 편입, 그러한 결과로써 경제발전을 추구하는 3단계로 파악한다면, 북한의 생존전략과 남한의 비핵·개방·3000 정책은 이해관계가 합치된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매우 타당성이 높은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핵·개방·3000 정책은 북한의 비핵화, 개방화, 3000달러를 위한 정책들을 지금부터 가동하겠다는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비핵·개방·3000 정책은 조건부 정책이 아니라 비핵화, 개방화, 경제발전을 병렬적으로 추진하는 정책”이라고 덧붙였다.

◆ 민족주의적 접근법과 국제공조의 병행 = 서 연구실장은 “비핵·개방·3000 정책이 통일정책에서 차지하는 역사적 의미는, 역대 정부의 통일을 지향하는 기본정신을 계승하면서 동시에 창조적 실용주의 정신에 따라 새로운 목표를 추구한다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북관계는 민족문제이기 때문에 민족 간 대화와 교류협력으로만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은 남북문제의 국제성을 도외시한 비현실적인 주장”이라고 비판하며,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는 민족주의적 접근과 국제적 접근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 경협의 측면에서도 “북한이 국제사회와 활발한 교류협력의 경험을 가져야 남북관계에서도 국제적 규범에 상응하는 거래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며 “경협의 측면에서도 북한의 특수성에만 맞춘 경제협력이 아니라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춘 경협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6·15, 10·4선언과 관련해, “남·북이 합의한 6·15 공동선언과 10·4 정상선언이 남북 간의 시각에서 합의한 발전의 해법이라면, 비핵·개방·3000 정책은 국제관계의 맥락에서 북한 생존의 길을 제시한 것”이라며, “따라서 6·15 공동선언 및 10·4 정상선언과 비핵·개방·3000 정책은 상충적인 것이 아니라 보완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연구실장은 “북한의 비핵화, 개방화, 3000 비전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한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인센티브와 디스인센티브를 유연하게 구사하는 것”이라며, “비핵화 과정에 대한 개발지원 패키지 프로그램과 함께, 핵문제 해결을 지연하거나 거부할 경우 국제사회 및 남한이 제안한 많은 이득을 상실하게 된다는 사실을 인지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전망 및 기대효과 = 최근의 경색된 남북관계에서 ‘상생·공영의 대북정책’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서 연구실장은 “북한이 이명박 정부에 대해 비방공세를 취하는 배경은 두 가지로 볼 수 있다”며 “첫째, 10·4 정상선언의 이행 등을 통해 대북정책을 과거로 회귀시키려는 것과 둘째, 대남비방을 통해 의도적으로 남북관계를 속도조절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북한이 남북관계는 막고 세계로 교류협력 관계를 확대하는 전략은 성공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남북관계가 막힌 상태에서 대외교류를 시도하는 북한을 국제사회가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지금은 단기적으로 미국 및 서방국가에 관심을 돌리고 ‘통외봉남’을 시도하면서 남한의 대북정책을 수정해보려는 기도를 하고 있지만, 핵문제 해결과정의 장기화, 북미관계 정상화의 장기화 등이 예상되기 때문에 결국은 남북경협에 관심을 갖고 남북대화에 호응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서 연구실장은 “이 상황에서 한국이 수동적으로 가느냐 주도적으로 가느냐가 문제”라며, “한국은 국제공조와 남북공조의 조화를 통하여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며 더 나아가 북한의 대남태도를 견인할 수 있는 새로운 유인동기를 부여하는 전략 구사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